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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원전 100GW 계획 흔들리나? 해외 원자로 규제·SMR 확대와 글로벌 원전 관련주 전망

Finzoom 읽는 시간 약 11분

인도는 현재 8.78GW 수준인 원자력 발전용량을 2047년까지 100GW로 늘리겠다는 매우 공격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1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확대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석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을 장기적인 기저전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인도는 오랫동안 정부가 독점해온 원전산업에 민간기업과 해외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까지 바꿨습니다.

그런데 막상 세부 규정 초안이 공개되자 업계에서는 정반대의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 원자로 기술에 요구하는 인증과 승인절차가 예상보다 까다로워 새로운 SMR과 해외 원자로 투자를 오히려 늦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가 원전을 열어놓고 문턱은 다시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도의 목표는 2047년 원전 100GW입니다

먼저 목표시점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 정부의 공식 원자력에너지 미션은 2047년까지 원전 발전용량 100GW입니다.

현재 상업운전 중인 원전용량은 약 8.78GW입니다.

2031~2032년까지 현재 건설 중이거나 추진 중인 원전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면 약 22GW까지 늘어난다는 것이 정부 계획입니다.

그 이후 인도 원자력공사 NPCIL이 자체 PHWR과 해외 협력 경수로 등을 추가해 2047년까지 약 54GW를 담당합니다.

문제는 남은 약 46GW입니다.

이 물량은 다른 공기업과 지방정부, 민간기업, 합작법인 등이 담당해야 합니다.

즉 100GW 목표는 국영 원전회사만 열심히 건설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닙니다.

민간자본과 해외기술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Reuters가 인용한 업계 추산에서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투자규모가 약 2,100억달러에 달합니다.

인도는 왜 갑자기 원전을 이렇게 많이 지으려고 할까?

인도의 전력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고 제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도시화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 전력의 상당 부분은 석탄에 의존합니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산업시설이나 데이터센터는 하루 종일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합니다.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으면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 정부가 원하는 조건과 상당히 잘 맞습니다.

인도는 2070년 탄소중립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면서 전력사용량은 늘려야 하기 때문에 원전을 큰 폭으로 확대하지 않고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계산입니다.

민간기업에 시장을 열었는데 왜 다시 문제가 생겼을까?

인도는 지난해 SHANTI Act를 통해 원전산업의 민간 참여 폭을 크게 넓혔습니다.

수십 년간 국가가 강하게 통제했던 시장을 민간과 해외기업에 열어준 상당히 큰 개혁입니다.

타타파워와 아다니파워,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같은 인도 대기업이 관심을 보였고 러시아 Rosatom, 프랑스 EDF, 미국 GE Hitachi 등 해외 원전기업도 인도 정부와 논의해 왔습니다.

그런데 세부 규정 초안에서는 해외 원자로에 추가 조건이 붙었습니다.

수입 원자로 기술을 도입하려면 원산국에서 실제 운전과 허가 관련 인증을 확보하고, 인도 원자력 규제기관으로부터 별도의 설계승인도 받아야 합니다.

안전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최신 원자로 기술에는 상당한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SMR에 불리할 수 있는 이유

소형모듈원전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작은 원자로를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고 건설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유럽, 한국 등 여러 국가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상업운전을 통해 장기간 검증된 SMR 모델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인도 규정이 ‘원산국에서 실제 운전되고 허가받은 원자로’를 중심으로 해외기술을 인정한다면 최신 SMR은 애초에 자격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Reuters가 인터뷰한 법률 전문가는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일부 SMR 기술이 사실상 진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안전을 위해 국제적인 원전 규제 관행에 맞춘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어느 쪽 주장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전 사고는 한 번 발생했을 때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무조건 빠르게 허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술혁신이 빠른 SMR 시장에서는 ‘이미 수년간 운전된 기술만 허용’하면 신기술 도입 자체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인도는 해외 SMR 대신 자체 SMR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이 규제가 흥미로운 이유는 인도 정부가 자체 SMR 개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식 계획에는 약 220MW급 Bharat Small Modular Reactor와 55MW급 소형모듈원자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2033년까지 여러 종류의 인도 자체 SMR 설계를 개발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사용처도 구체적입니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쇄한 자리에 SMR을 넣거나 철강·알루미늄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체의 자가발전용으로 활용하고, 전력망이 부족한 외곽지역에도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해외 원자로 규제가 강해질수록 인도 자체 PHWR과 자체 SMR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해외투자 시장을 열었지만 실제 산업정책에서는 자국 원전기술을 육성하는 방향이 함께 작동하는 것입니다.

투자자에게 더 큰 문제는 원자로 규제만이 아닙니다

원전사업에서 기술승인을 받았다고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 초안에는 민간투자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몇 가지 상업적 조건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기를 얼마에 판매할 수 있는지, 투자자가 어느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받는지, 사업자의 최소 재무·기술 자격은 무엇인지 등이 추가 규정으로 남아 있습니다.

원전은 건설기간만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도 향후 전력판매가격과 수익률을 예측할 수 없다면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최종 투자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인도 정부 공식자료에서도 일반적인 원전 프로젝트 건설기간을 약 10~12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규정이 몇 달 늦어지는 것보다 투자자가 10년 뒤 받을 돈을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인도 원전 확대 방향 자체가 뒤집힌 것은 아닙니다

이번 뉴스를 ‘인도 원전 계획 취소’로 받아들이면 잘못된 해석입니다.

인도 정부는 여전히 2047년 100GW 목표를 공식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2031~2032년까지 약 22GW로 확대한다는 중간 목표도 그대로입니다.

NPCIL은 이미 대규모 증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뀐 것은 방향보다 실행속도에 대한 의문입니다.

100GW를 만들려면 앞으로 20여 년 동안 현재의 몇 배에 달하는 발전소를 동시에 건설해야 합니다.

그런데 해외기술 승인이 오래 걸리고 민간기업이 수익구조를 확인하지 못해 투자결정을 미룬다면 후반부 일정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원전은 공장을 하나 더 빌려 생산량을 늘리는 산업이 아닙니다.

입지 선정과 주민수용성, 환경평가, 설계승인, 건설, 연료공급까지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몇 년을 지연하면 2047년 목표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글로벌 원전 관련주에는 무조건 악재일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해외 신규 원자로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상업운전 이력이 부족한 SMR 개발사는 인도시장 진입시점이 늦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검증된 대형 원자로 기술을 가진 기업과 기존 공급망 업체에는 인도의 대규모 원전 확대 자체가 장기적인 시장기회입니다.

원전 한 기에는 원자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증기발생기와 터빈, 펌프, 밸브, 제어시스템, 원전용 소재, 건설·정비 서비스가 모두 필요합니다.

한국 원전 공급망 역시 인도의 100GW 투자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전환된다면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시장입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특정 한국 원전기업이 직접 수혜를 받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아직 구체적인 한국기업 수주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원전 연결도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원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에는 AI도 있습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하루 종일 사용합니다.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항상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 빅테크들도 원전과 가스발전, 전력저장장치를 함께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도 역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수록 원전 100GW 계획의 경제적 필요성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핵심은 9월 4일 이후입니다

현재 규정은 최종안이 아닙니다.

기업들은 9월 4일까지 초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최종 규정은 공개협의가 끝난 뒤 약 세 달 안에 마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인도 원전 관련주를 볼 때 규제 강화 = 원전 계획 실패라고 바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최종 규정에서 해외 원자로의 운전실적 조건이 얼마나 유연해지는지부터 보겠습니다.

두 번째는 민간사업자의 전력판매가격과 예상수익률에 관한 규정이 나오는지입니다.

세 번째는 Tata·Adani·Reliance 같은 인도기업이 실제 투자결정을 발표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은 해외 SMR 기업 가운데 실제로 인도 규제조건을 충족하는 기술이 나오는지입니다.

인도가 100GW 계획을 성공시키려면 자국 기술만으로는 시간과 규모의 부담이 상당합니다.

반대로 너무 쉽게 해외기술을 허용하면 안전과 산업정책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인도 원전의 승부는 ‘원전을 더 지을 것이냐’가 아니라 안전성과 투자속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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