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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AI 신약개발 확대, Ascend AI칩·제약사 협력으로 엔비디아·일라이릴리와 경쟁할까?

Finzoom 읽는 시간 약 11분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AI 반도체에 이어 신약개발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더 넓히고 있습니다.

화웨이 헬스케어 사업부의 윌리엄 장 사장은 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제약기업들과 진행하는 AI 협력을 앞으로 신약 제조에서 임상과 실제 의료현장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 주요 파트너는 중국 제약회사들입니다.

화웨이는 자체 Ascend AI 반도체와 Kunpeng 서버를 기반으로 AI 신약연구에 필요한 컴퓨팅 환경과 화합물 탐색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국유 제약사 광저우제약그룹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독자 개발 AI 신약모델을 Ascend·Kunpeng 환경에서 실제 생산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에서도 거의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일라이릴리와 앞으로 5년 동안 10억달러를 투자해 AI 신약연구소를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AI 반도체 경쟁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제약·바이오 연구실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AI가 신약개발에 왜 필요한가?

신약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을 찾은 뒤 수많은 화합물 중 효과가 있을 후보물질을 골라야 합니다.

그 후보물질의 구조를 계속 바꾸면서 효과와 독성, 체내 흡수와 대사 특성을 확인합니다.

이후 동물시험과 임상시험까지 진행해야 합니다.

최종 승인을 받는 약은 처음 검토했던 후보물질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AI가 가장 먼저 사용되는 영역은 이 초기 탐색단계입니다.

사람이 모든 분자를 하나씩 실험하기 전에 AI가 수억~수십억개의 화합물 구조를 분석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먼저 좁힐 수 있습니다.

실험해야 할 후보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Reuters가 인용한 업계 전망에서는 표적발굴과 분자설계, 임상시험 계획 등에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앞으로 수년 동안 초기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최대 절반가량 줄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업계 전망이지 모든 약이 실제로 절반의 기간에 개발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화웨이는 이미 Pangu Drug을 개발해왔습니다

화웨이의 AI 신약개발 진출이 이번에 갑자기 시작된 것도 아닙니다.

화웨이는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기관과 Pangu Drug Molecule Model을 개발해왔습니다.

화웨이 공식자료에 따르면 이 모델은 약 17억개의 약물 유사 분자 구조를 학습했습니다.

분자와 표적 단백질이 결합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후보물질의 특성을 평가하며 새로운 분자구조를 생성·최적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화웨이는 초기 연구사례에서 기존에 수년이 걸릴 수 있었던 선도화합물 탐색을 한 달 수준으로 줄인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다만 이런 수치는 특정 연구프로젝트의 결과이며 모든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면 안 됩니다.

AI가 좋은 후보물질을 빨리 찾았다고 해서 임상시험 성공까지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사람에게 약효가 있는지, 안전한지는 결국 실험과 임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AI가 신약을 ‘완성’한다기보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빠르게 제거하는 도구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번에는 모델보다 Ascend·Kunpeng이 더 중요합니다

최근 화웨이 전략에서 눈에 띄는 것은 AI 신약개발과 자사 반도체 생태계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규제로 엔비디아 최고성능 GPU에 접근하기 어려운 중국기업들에게 화웨이 Ascend는 가장 중요한 대체 AI 가속기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Kunpeng은 CPU와 서버 생태계를 담당합니다.

화웨이는 이 두 플랫폼 위에서 AI 신약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올해 화웨이가 파트너들과 발표한 AI 신약연구 솔루션도 Ascend AI 서버와 Kunpeng 서버를 기반으로 합니다.

화웨이 측 설명에서는 해당 솔루션을 이용할 경우 초기 히트 화합물 탐색기간을 기존 12~18개월에서 1~3개월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역시 공급업체가 제시한 성능 목표라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략은 명확합니다.

화웨이는 ‘AI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제약회사’가 되려는 것보다 AI 신약기업이 사용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모델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면 화웨이가 일라이릴리와 경쟁하는 것일까?

직접 경쟁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부정확합니다.

일라이릴리는 실제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글로벌 제약사입니다.

화웨이는 반도체와 컴퓨팅, 클라우드·AI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술기업입니다.

두 회사의 위치가 다릅니다.

화웨이가 직접 경쟁하는 대상에 더 가까운 회사는 엔비디아입니다.

엔비디아 역시 GPU만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제약회사 연구환경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엔비디아와 일라이릴리는 앞으로 5년간 10억달러를 투입해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공동 AI 신약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소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Vera Rubin AI 컴퓨팅 플랫폼 등이 활용될 예정입니다.

일라이릴리는 이미 Grace Blackwell 기반 AI 슈퍼컴퓨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는 엔비디아 컴퓨팅 + 글로벌 제약사 데이터와 연구인력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화웨이 Ascend·Kunpeng + 중국 제약회사라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모습입니다.

AI 반도체 전쟁에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이유

지금까지 엔비디아와 화웨이 경쟁을 보면 대부분 데이터센터용 AI 모델 학습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는 엄청난 계산능력이 필요한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단백질 구조와 분자 결합을 계산하고 대규모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많은 GPU나 AI 가속기가 필요합니다.

자동화 실험실까지 결합되면 AI가 후보물질을 설계하고 로봇이 실제 실험한 뒤 그 결과를 다시 AI 모델에 넣는 반복과정도 가능합니다.

이 과정이 대규모로 확산되면 제약산업은 AI 반도체 업체에게 새로운 컴퓨팅 수요처가 됩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회사와 AI 스타트업 외에 글로벌 제약사까지 GPU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화웨이도 중국 내 제약·병원 데이터를 Ascend 생태계에 묶을 수 있다면 미국 제재 속에서도 새로운 AI 반도체 수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에게는 기술자립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중국 제약산업에서 AI 신약개발은 단순히 연구기간을 줄이는 문제만은 아닙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제한 때문에 최고성능 엔비디아 GPU 확보에 지속적인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신약개발 데이터 역시 민감합니다.

유전체와 임상데이터, 환자정보, 기업의 후보물질 연구자료를 해외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을 꺼리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화웨이가 자체 Ascend와 Kunpeng을 기반으로 중국 안에서 AI 신약연구 환경을 제공한다면 컴퓨팅 자립과 데이터주권을 동시에 강조할 수 있습니다.

광저우제약그룹과 같은 국유 제약사가 화웨이 플랫폼을 검증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AI와 바이오를 전략산업으로 동시에 육성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장이 빠르게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신약개발의 실패율을 해결했다고 보기는 이릅니다

AI 신약 관련 뉴스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컴퓨터상에서 좋은 후보를 찾는 것과 실제 의약품 승인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신약은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동물실험에서 잘 작동했던 물질이 사람에게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질병 자체가 생물학적으로 너무 복잡해 AI가 학습한 데이터만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AI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아직까지 AI가 설계한 신약이 기존 개발방식을 완전히 대체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따라서 화웨이가 ‘탐색기간을 크게 줄였다’는 것과 실제 신약승인 건수를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에서도 AI 신약개발 기업과 바이오 플랫폼 기업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웨이 뉴스가 국내 특정 바이오주에 직접적인 수혜를 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산업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신약개발 경쟁력은 제약사의 생물학 지식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 모델과 GPU·AI 가속기, 대규모 의료데이터, 자동화 연구시설까지 결합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도 자체적으로 모든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 글로벌 기술기업 또는 국내 AI 반도체·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하는 형태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단순히 회사 이름에 ‘AI 신약’이 들어가는지보다 실제 제약사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엔비디아와 화웨이의 경쟁도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뉴스의 핵심은 화웨이가 갑자기 글로벌 제약기업이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엔비디아와 화웨이가 AI 시대의 ‘산업용 운영체제’를 차지하려는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엔비디아는 CUDA와 GPU를 기반으로 AI 연구자와 제약기업을 자신의 생태계에 묶으려 합니다.

화웨이는 Ascend와 Kunpeng, Pangu 계열 모델과 중국 산업 파트너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제가 두 회사를 비교한다면 당장의 AI 신약매출보다 몇 가지를 보겠습니다.

먼저 실제 제약기업 파트너 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확인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AI로 찾은 후보물질이 전임상과 임상 단계로 얼마나 넘어가는지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는 Ascend 기반 신약모델의 성능이 엔비디아 기반 플랫폼과 비교해 실제 고객에게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외 지역까지 화웨이의 AI 신약 플랫폼이 확장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기술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는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약시장 안에서 충분한 규모를 만든다면 자체 생태계만으로도 상당한 사업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AI와 제약의 결합은 아직 초반입니다.

지금 경쟁은 어떤 AI가 신약 하나를 먼저 만들어내느냐보다 누가 제약업계의 연구 인프라를 먼저 장악하느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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