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추가제재에 호르무즈 다시 주목, 국제유가 전망과 금값·환율까지 움직이는 이유
국제유가가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달러대까지 상승하며 약 한 달 만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8월 24일에는 다시 93달러 안팎으로 하락했습니다.
유가가 하루하루 방향을 바꾸는 중심에는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와 호르무즈 해협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문제는 단순히 국제유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불안해지면 한국의 기름값과 물가, 원달러 환율은 물론 금값과 미국 금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이란 추가제재,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미국은 8월 24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이란만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 등 경제적 연결고리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자 이란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란 측에서는 미국의 경제전쟁이 계속될 경우 페르시아만에서 원유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제재 그 자체를 넘어 이란의 대응이 실제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지도에서는 작은 해협처럼 보이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길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동 주요 산유국에서 생산한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 등이 이곳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 이동합니다.
최근에는 이 해협의 선박 통행량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크게 감소한 상태입니다.
선박 추적업체 Kpler 자료를 인용한 Reuters 보도에 따르면 8월 23일 일요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송 선박은 4척, 토요일에는 13척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통행량은 분쟁 이전과 비교해 약 90% 낮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호르무즈가 완전히 폐쇄됐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원유와 석유제품을 실은 선박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왜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을까?
국제유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8월 21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39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7.0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와 중동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8월 24일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브렌트유가 장중 약 1.5% 하락해 93달러 수준으로 내려왔고 WTI 역시 85달러대로 하락했습니다.
중동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은 아닙니다.
미국의 구체적인 제재 발표를 앞두고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포지션 조정이 나타난 영향이 컸습니다.
즉 하루 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중동발 공급 위험이 사라졌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국제유가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공급량이다
앞으로 국제유가 전망을 판단할 때 뉴스 제목만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원유와 석유제품이 얼마나 공급되고 있는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원유 공급량보다 정제된 석유제품 부족이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Reuters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8월 경질·중간유분 수입량은 분쟁 이전 평균보다 약 21% 감소했습니다.
정제마진 역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국제 원유가격뿐 아니라 경유와 항공유 같은 실제 석유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호르무즈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원유가 지나가는 바닷길’이어서가 아닙니다.
아시아 전체 에너지 공급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한국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합니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국내 경제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이 휘발유와 경유 가격입니다.
국제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도 영향을 받습니다.
항공사는 항공유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운송·물류기업은 연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처럼 원유에서 파생되는 원료를 사용하는 산업 역시 비용 변화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정유사는 국제유가 자체보다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면서 얻는 정제마진이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유가 상승=정유주 무조건 상승’처럼 단순하게 연결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어떻게 연결될까?
국제 원유는 기본적으로 달러로 거래됩니다.
한국처럼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유가가 상승하면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기 위해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무역수지와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발생하면 국내 기업의 에너지 수입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최근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높은 국제유가가 국내에 미치는 충격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유가를 볼 때는 배럴당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달러 환율까지 같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미국 금리에도 영향을 줄까?
가능합니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올라가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안정이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다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은 중동 상황과 이번 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흐름을 연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호르무즈 공급 차질 → 국제유가 상승 → 물가상승 압력 → 미국 금리 전망 변화 → 달러와 주식시장 영향
중동에서 발생한 사건 하나가 미국 나스닥과 한국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국제유가와 금값이 함께 움직일 수도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금도 관심을 받습니다.
금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이 이동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전쟁이 발생하면 금값은 무조건 오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유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국채금리와 달러까지 상승한다면 금 가격에는 반대 방향의 압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 투자자라면 이란과 호르무즈 뉴스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 미국 국채금리, 달러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국제유가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
첫 번째는 미국이 발표하는 이란 추가제재의 실제 내용입니다.
어떤 국가와 기업이 제재 대상이 되는지, 이란산 원유 거래를 어느 정도까지 차단하려는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이란의 대응입니다.
현재 나온 강경한 발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선박 통행량입니다.
정치적인 발언보다 실제 유조선과 상품 운송선이 얼마나 통과하고 있는지가 에너지 공급 상황을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브렌트유와 WTI 가격뿐 아니라 정제마진과 석유제품 공급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이란 사이에 다시 외교적 협상이 시작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호르무즈 문제를 단순한 중동 뉴스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이란과 미국의 충돌은 지리적으로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사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란 추가제재 → 호르무즈 해협 → 원유·석유제품 공급 → 국제유가 → 한국 기름값·물가 → 환율 → 미국 금리 → 주식·금 시장
이렇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현재 국제유가가 하루 하락했다고 해서 공급 불안이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
반대로 이란의 강경 발언만 보고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결국 앞으로 국제유가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의 강도가 아니라 호르무즈를 통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이동하고 있는지, 미국의 제재가 실제 공급을 얼마나 줄이는지입니다.
당분간 국제유가를 볼 때 이 두 가지를 가장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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