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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샌디스크 일본 5조엔 투자, AI NAND·SSD 공급 확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향은?

Finzoom 읽는 시간 약 10분

AI 반도체 투자전쟁이 HBM과 GPU를 넘어 NAND 플래시와 기업용 SSD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샌디스크가 2032년까지 일본에서 약 5조엔, 현재 환산으로 31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공동 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며 일본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합니다.

이번 투자에는 일본 욧카이치와 기타카미 생산거점의 생산설비와 인프라, 차세대 플래시메모리 기술 강화가 포함됩니다.

키옥시아는 별도로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에 새로운 K3 제조동 건설 준비에도 들어갔습니다.

K3는 2029회계연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I 메모리 투자라고 하면 HBM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5조엔 투자는 조금 다른 영역입니다.

핵심은 NAND 플래시와 SSD입니다.

키옥시아·샌디스크가 왜 5조엔이나 투자할까?

두 회사는 이미 오랜 파트너입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일본에서 약 25년 동안 NAND 플래시를 공동 개발·생산해왔고 그동안 누적 투자규모는 약 9조엔에 달합니다.

이번에는 2032년까지 추가로 약 5조엔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단순한 공장 증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양사는 공식 발표에서 욧카이치와 기타카미 공장의 지속적인 생산설비 구축과 관련 인프라, 기술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의 배경으로는 AI가 직접 언급됐습니다.

특히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 온디바이스 AI가 확산되면서 대용량·고성능·저전력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장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GPU만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스토리지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NAND가 왜 필요한가?

GPU는 AI 모델을 계산합니다.

HBM은 GPU 옆에서 엄청난 속도로 데이터를 전달합니다.

그런데 모든 데이터를 HBM에 넣어둘 수는 없습니다.

AI 모델 자체와 학습데이터, 추론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 기업 데이터, 영상과 음성, 로그 등을 장기간 저장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NAND와 SSD입니다.

특히 AI 추론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로봇으로 확산되면 저장해야 할 데이터도 크게 증가합니다.

과거 데이터센터 스토리지는 가격이 저렴한 HDD 비중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AI 워크로드에서는 속도와 전력효율, 공간효율이 더 중요해지면서 고성능 기업용 SSD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키옥시아가 최근 AI용 고성능 SSD와 새로운 플래시 기술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이유도 같은 흐름입니다.

기타카미 K3 공장은 언제 가동될까?

키옥시아는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와 같은 날 기타카미 공장에 새로운 K3 제조동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 정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K3는 기존 K2 제조동 남쪽에 들어섭니다.

목표 가동시점은 2029회계연도입니다.

생산제품은 첨단 3D 플래시메모리 BiCS FLASH입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키옥시아는 실제 장비투자와 세부 건설일정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당장 5조엔을 한꺼번에 투입해서 NAND 공급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계획은 아닙니다.

2032년까지 시장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습니다.

그럼 NAND 가격에는 악재 아닌가요?

장기적으로 공급능력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NAND 가격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공급과잉입니다.

과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가 동시에 생산량을 늘렸다가 수요가 둔화되면서 NAND 가격이 급락한 사례가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5조엔 투자’라는 뉴스만 보면 몇 년 뒤 공급과잉을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투자가 203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집니다.

K3 가동 목표도 2029년입니다.

둘째, 회사가 시장상황에 따라 실제 장비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AI 인프라 투자로 전체 메모리 수요 자체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이번 투자를 바로 ‘NAND 공급과잉 시작’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중요한 것은 2028~2030년에도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SSD 수요가 지금처럼 강하게 유지되느냐입니다.

삼성전자에는 직접적인 경쟁 압력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과 D램뿐 아니라 세계 NAND 시장의 주요 공급자입니다.

따라서 키옥시아와 샌디스크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NAND와 SSD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게 됩니다.

키옥시아가 차세대 3D NAND의 단수를 높이고 저장밀도와 전력효율을 개선해 기업용 SSD 경쟁력을 끌어올리면 삼성전자도 기술과 가격 측면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서 기업용 SSD 수요가 커질 경우 고성능과 대용량 제품 비중이 중요해집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NAND 생산량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AI 서버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전력효율을 갖춘 SSD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부담이지만 시장 자체가 커진다면 꼭 나쁜 뉴스만은 아닙니다.

SK하이닉스도 NAND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라고 하면 현재 HBM이 워낙 강해서 NAND 사업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인텔 NAND 사업을 인수하면서 Solidigm을 확보했고 기업용 SSD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 HBM과 D램뿐 아니라 대용량 SSD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장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부족현상이 2030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키옥시아와 샌디스크가 2029년 이후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한다면 SSD 시장에서 가격과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 스토리지 시장 자체가 지금 예상보다 더 커진다면 공급 증가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투자가 SK하이닉스에 호재냐 악재냐를 지금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HBM과 NAND는 같은 메모리라도 상황이 다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가장 강하게 움직인 것은 HBM입니다.

HBM은 AI 가속기에 바로 연결되는 고부가가치 D램입니다.

반면 키옥시아와 샌디스크가 주력하는 것은 NAND 플래시입니다.

따라서 이번 뉴스가 당장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이나 엔비디아 공급관계를 흔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가 성장하면서 HBM뿐 아니라 NAND와 SSD까지 투자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편이 더 맞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AI 투자 수혜는 GPU와 HBM에 집중됐습니다.

이제는 스위치와 네트워크, 전력, 냉각장비, SSD와 플래시메모리까지 자금이 퍼지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하나의 거대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계속 돈을 넣는 이유

이번 5조엔 투자는 일본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합니다.

일본은 최근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을 비롯해 첨단 반도체와 메모리 생산능력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데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단순한 전자제품 부품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AI 경쟁력의 핵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키옥시아·샌디스크는 일본과 미국 기업의 장기간 합작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습니다.

양사는 올해 초 욧카이치 합작사업 계약기간도 2034년까지 연장했습니다.

이번 투자가 단순한 기업 CAPEX가 아니라 일본의 반도체 산업정책과 미국·일본 공급망 협력이라는 성격을 함께 갖는 이유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업 간 경쟁뿐 아니라 일본·미국 정부의 산업정책까지 상대해야 하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본다면 당장 주가보다 2029년 이후 공급을 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뉴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당장 큰 악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키옥시아 K3의 목표 가동시점 자체가 2029년이고 전체 5조엔 투자도 2032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AI가 HBM을 넘어 NAND와 기업용 SSD 수요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업계의 자신감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몇 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옥시아·샌디스크 등 주요 업체가 동시에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렸는데 AI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된다면 메모리 업계 특유의 공급과잉 사이클이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가 대응한다면 지금은 ‘5조엔 투자=한국 반도체 악재’로 단순하게 보지 않고 NAND 가격과 기업용 SSD 수요, 각 업체의 실제 설비 가동률을 같이 보겠습니다.

특히 2028년 이후 K3 장비반입 속도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NAND 투자계획이 동시에 공격적으로 변한다면 공급 측면을 더 조심해서 볼 것 같습니다.

반대로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의 저장수요가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이번 투자는 시장을 빼앗는 경쟁보다 훨씬 커지는 시장을 나눠 갖는 경쟁이 될 수도 있습니다.

AI 메모리 전쟁은 이제 HBM만 보고 설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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