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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유재고 발표 앞두고 국제유가 어디로? WTI·이란 전쟁·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인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국제유가가 다시 중요한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26일 주간 석유재고 통계를 발표한다. 평소에도 WTI와 브렌트유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미국 원유재고라는 수급 변수에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 미국의 대이란 제재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8월 25일 국제유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WTI는 배럴당 82.08달러, 브렌트유는 89.10달러까지 내려가며 일주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중동발 공급위험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유가를 이해하려면 미국 재고와 호르무즈 해협을 함께 봐야 한다.

미국 원유재고 발표는 언제 나오나?

EIA의 공식 일정에 따르면 다음 Weekly Petroleum Status Report는 8월 26일 발표된다.

이 보고서에는 미국 상업용 원유재고뿐 아니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원유 생산량, 정유시설 가동률, 원유 수입량 등 미국 석유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포함된다.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 일반적으로 공급이 상대적으로 빠듯하다는 신호로 해석돼 WTI 가격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큰 재고 증가가 나타나면 수요가 약하거나 공급이 충분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공식만 적용하기 어렵다.

WTI가 급락했는데 이란 위험은 끝난 걸까?

8월 25일 WTI와 브렌트유가 3% 넘게 떨어진 배경에는 미국의 대이란 조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군사적 충돌 확대보다는 경제적 압박에 가까웠다는 판단이 있었다.

최근까지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유가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발표된 뒤 당장 원유 공급을 추가로 크게 줄이는 조치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일부가 빠진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확대에 반발하고 있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현재 유가 하락은 ‘이란 위험 종료’라기보다 당장 군사적 충돌이 더 커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결과에 가깝다.

핵심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다

국제유가의 가장 큰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에서 핵심적인 해상 통로였다.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 이 좁은 해협을 거쳐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이동한다.

최근 선박 이동은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

로이터가 선박추적업체 Kpler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20척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통행량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원유재고가 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다면 유가는 재고보다 지정학적 위험에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

원유보다 정제유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현재 에너지 시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원유 자체의 부족뿐 아니라 디젤·항공유·휘발유 같은 정제제품 공급 문제다.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의 공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정제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디젤 크랙스프레드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크랙스프레드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디젤 등을 생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제마진을 나타내는 지표다.

정제마진이 급등했다는 것은 최종 석유제품 공급이 그만큼 빠듯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EIA 발표에서도 원유재고만 볼 것이 아니라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 정유시설 가동률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하면 WTI는 다시 오를까?

가능성은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번 시장은 크게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첫째는 미국 원유재고다.

둘째는 이란과 미국의 충돌 강도다.

셋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실제 원유와 석유제품 이동량이다.

예를 들어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까지 다시 악화된다면 WTI와 브렌트유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재고가 증가하고 미국과 이란의 긴장도 완화된다면 최근 나타난 국제유가 하락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장 까다로운 상황은 미국 재고는 증가하지만 중동에서 새로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때는 통상적인 재고 분석보다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국제유가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 항공비, 제조업 원가 등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물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판단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다.

원달러 환율까지 높은 상태에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원화 기준 에너지 수입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이번 EIA 발표에서는 미국 상업용 원유재고 증감뿐 아니라 휘발유·정제유 재고와 정유시설 가동률까지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숫자를 확인한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선박 통행량과 미국·이란의 추가 조치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현재 국제유가는 미국 재고라는 전통적인 수급 변수와 전쟁이라는 비정상적인 공급 변수가 동시에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이다.

따라서 WTI가 하루 급등하거나 급락했다고 방향이 결정됐다고 보기보다는 미국 원유재고, 호르무즈 해협, 이란의 대응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현재 국제유가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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