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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천재가 샌디스크·마이크론에 56% 베팅한 결과는? 13F 포트폴리오와 급락 후폭풍

Finzoom 읽는 시간 약 13분

한때 월가에서 ‘AI 투자 천재’로 주목받았던 24세 투자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되면서 미국 증시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의 2026년 2분기 13F를 보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6월 말 기준 미국 상장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샌디스크(SNDK)와 마이크론(MU) 두 종목에만 약 56%를 투자했습니다.

AI 시대에 데이터센터와 메모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사실상 거대한 베팅을 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 직후인 7월 AI 관련주가 급락했다는 것입니다. 샌디스크와 마이크론뿐 아니라 블룸에너지, 네비우스 등 주요 보유종목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펀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시타델(Citadel)이 상당수 상장주식 포지션을 인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유명 투자자의 실패담이 아닙니다. AI 투자 열풍,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레버리지와 분산투자의 위험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누구인가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OpenAI에서 슈퍼얼라인먼트 연구팀에 근무했던 인물입니다.

이후 OpenAI를 떠나 2024년 ‘Situational Awareness: The Decade Ahead’라는 글을 공개하며 AI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그의 핵심 주장은 AI 성능 향상이 앞으로도 빠르게 이어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와 전력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전망을 실제 투자로 연결했습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초기 성과는 엄청났습니다.

AI 관련주 상승과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설립 초기부터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고, 운용자산 역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냈던 공격적인 전략이 시장 방향이 바뀌자 반대로 엄청난 위험을 만들어냈습니다.

2026년 2분기 13F를 열어보니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에 따르면 2026년 6월 30일 기준 신고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약 202억4천만달러였습니다.

13F 신고는 8월 14일 공개됐습니다.

상위 종목을 보면 투자전략이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순위종목신고 평가액포트폴리오 비중
1샌디스크(SNDK)약 56.7억달러약 28.0%
2마이크론(MU)약 55.7억달러약 27.5%
3블룸에너지(BE)약 19억달러약 9.4%
4TSMC(TSM)약 12.7억달러약 6.3%
5네비우스(NBIS)약 12.3억달러약 6.1%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을 합하면 약 112억달러입니다.

두 종목만으로 신고된 포트폴리오의 약 **55.5%**를 차지합니다. 보도 과정에서는 반올림해 약 56%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상위 5개 기업을 살펴보면 공통점도 명확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전력 등 사실상 모두 AI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하나의 거대한 테마에 연결돼 있습니다.

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었을까

아셴브레너의 투자 논리를 이해하려면 AI 데이터센터에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면 됩니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GPU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HBM과 D램 같은 고성능 메모리, 대용량 저장장치, 서버, 네트워크, 데이터센터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마이크론은 미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입니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용 D램과 NAND 시장에서도 AI 투자 확대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샌디스크 역시 NAND 플래시와 데이터 저장장치 시장에 직접 연결됩니다.

AI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데이터를 저장할 스토리지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결국 엔비디아 한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AI 컴퓨팅이 증가하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은 메모리와 저장장치에 집중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론 비중은 한 분기 만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마이크론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2026년 1분기 말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신고한 마이크론 보유주식은 약 1만7천주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분기에는 약 482만9천주까지 늘었습니다.

사실상 한 분기 만에 마이크론을 핵심 보유종목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샌디스크도 기존 보유량을 크게 늘렸습니다.

2분기 말 샌디스크 보유량은 약 249만5천주로 신고됐습니다.

여기에 TSMC 비중도 대폭 확대하고 네비우스를 새롭게 편입했습니다.

즉 2분기에는 AI 인프라 상승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포트폴리오에 반영한 것입니다.

더 위험했던 것은 방어용 풋옵션을 크게 줄였다는 점

이번 13F에서 단순 종목 비중보다 더 눈여겨볼 변화가 있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오라클과 반도체 ETF 등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풋옵션 포지션이 신고돼 있었습니다.

풋옵션은 주가가 하락할 때 손실을 완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13F만 보고 전체 투자전략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13F에는 일반적인 공매도나 모든 파생상품 포지션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만 놓고 보면 2분기에는 이런 풋옵션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같은 AI 관련주에 거대한 자금을 집중했습니다.

시장 상승에 대한 노출은 커지고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방어 포지션은 줄어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 시장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7월 샌디스크·마이크론 주가가 급락했다

7월 AI 관련주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뒤집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6월 말부터 7월 저점까지 샌디스크 주가는 약 40% 이상, 마이크론 역시 약 20%대 후반 급락했습니다.

자료마다 측정 시점이 달라 정확한 하락률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핵심 종목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은 같습니다.

문제는 두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이었다는 것입니다.

샌디스크만 떨어졌다면 다른 종목이 충격을 완충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룸에너지와 네비우스 등 AI 인프라 관련 주요 보유종목까지 함께 하락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대부분이 AI 투자 확대라는 동일한 경제적 변수에 묶여 있었던 것입니다.

분산투자처럼 보여도 사실은 하나의 베팅이었다

이 부분이 개인투자자에게도 중요한 교훈입니다.

샌디스크는 저장장치 기업이고 마이크론은 메모리 기업입니다.

TSMC는 파운드리, 블룸에너지는 전력, 네비우스와 코어위브는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와 연결됩니다.

업종명만 보면 여러 분야에 투자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꺾이면 모두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상관관계 위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주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완전히 분산된 포트폴리오인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종목 수보다 각각의 종목을 움직이는 원인이 서로 다른지가 중요합니다.

레버리지가 손실을 더 크게 만들었다

여기에 레버리지 문제가 겹쳤습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단순히 자기자본만으로 주식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레버리지는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크게 높여줍니다.

자기자본 100으로 100만 투자하는 것보다 돈을 빌려 200을 투자하면 같은 주가 상승에서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확대됩니다.

자산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보유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주가가 떨어져서 팔기 싫은 상황에서도 강제로 매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역시 급락 과정에서 이런 유동성 압박을 받았고, 결국 대규모 포지션 정리가 필요해졌습니다.

결국 시타델이 등장했다

결국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상당수 상장주식 포지션을 인수했습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시타델은 인수한 위험자산의 80% 이상을 이후 정리했습니다.

약 3주 동안 100건 이상의 블록딜을 진행했고 거래규모는 약 4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시장이 이후 일부 회복했다는 것입니다.

시타델은 급박한 상황에서 자산을 할인된 가격으로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서 상당한 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누군가는 강제매도하고 누군가는 그 가격에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 아이디어뿐 아니라 레버리지와 현금관리 능력이 결과를 바꾼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AI 투자 논리 자체가 틀린 걸까?

반드시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마이크론의 HBM, 샌디스크의 스토리지,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 블룸에너지의 데이터센터 전력이라는 장기적인 투자 논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될수록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 생산능력과 전력이 더 필요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좋은 산업과 좋은 투자 시점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업의 장기 성장성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이미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면 작은 실망에도 큰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여기에 높은 레버리지와 집중투자가 결합되면 장기 전망이 맞더라도 단기 급락을 버티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이유

이 이야기는 미국 헤지펀드 하나의 특이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에 적용되는 AI 메모리 투자 논리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상당 부분 연결됩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NAND 수요도 영향을 받습니다.

반대로 AI 투자 증가율이 둔화하거나 메모리 가격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관련주 전체가 동시에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가 AI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종목을 여러 개 샀으니 분산됐다’고 판단하기보다 실제 위험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3F 포트폴리오를 볼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점

마지막으로 13F 자료를 그대로 현재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자료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보유현황이고 8월 14일 공개됐습니다.

7월 급락과 시타델 거래는 그 이후 벌어진 사건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을 6월 말과 동일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고 해석하면 틀립니다.

또한 13F에는 모든 현금과 비상장주식, 일반적인 공매도 포지션 등이 전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13F가 중요한 이유는 급락 직전 펀드가 어떤 방향으로 위험을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56% 베팅이 보여준 집중투자의 양면성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AI 시대에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강한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6월 말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두 종목에만 112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집중됐습니다.

방향이 계속 맞았다면 엄청난 수익을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자 높은 집중도와 레버리지가 동시에 위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좋은 주식인가 나쁜 주식인가’가 아닙니다.

아무리 확신이 높은 투자 아이디어라도 한 가지 시나리오에 포트폴리오 전체를 과도하게 노출시키면 예상하지 못한 단기 충격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 투자가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주가는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번 13F는 AI 시대의 승자를 찾는 것만큼 그 승자를 기다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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