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달러·엔화 환테크 다시 뜬다, 지금 환전해도 될까? 원달러·원엔 환율 전망

원화가 빠르게 강해지면서 달러 환전을 고민하기에는 이전보다 훨씬 편한 가격대가 만들어졌습니다. 9월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9.3원으로 마감해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엔화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같은 날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로 내려가며 엔화 가치가 급등했고,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4.39원으로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즉 지금 외환시장은 원화 강세 = 달러와 엔화가 모두 싸졌다고 보면 틀립니다.
달러는 원화 기준으로 싸졌지만 엔화는 원화보다 더 강하게 오른 상태입니다. 달러 환테크와 엔화 환테크를 따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내려온 이유
9월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68.7원에서 9.4원 하락한 1,359.3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1,355.9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올해 6월 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50원 부근까지 올라갔던 것을 생각하면 불과 두 달 사이 원화 가치가 상당히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이번 원화 강세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쳤습니다.
가장 먼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입니다.
한국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납니다. 최근에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계속 나오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달러 자체의 약세입니다.
월러 연준 이사가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낮아졌고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가 함께 내려갔습니다.
세 번째는 엔화입니다.
최근 원화와 엔화의 동조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엔화가 강해지면 원화도 같이 강해지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금 달러를 사면 저점일까?
1,550원 부근에서 달러를 사는 것과 1,350원대에서 사는 것은 분명 차이가 큽니다.
하지만 환율이 많이 내려왔다는 사실과 현재 환율이 저점이라는 판단은 다른 문제입니다.
원달러 환율에는 앞으로도 반대 방향의 변수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원화 강세를 이어갈 재료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강한 한국 수출, 엔화 강세, 미국 금리동결 전망입니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을 다시 올릴 수 있는 변수는 중동 갈등, 국제유가 상승, 미국 CPI 재상승과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입니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달러 결제 수요가 늘어 원화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350원대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달러가 앞으로 계속 싸질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달러 환테크 목적부터 나누는 게 낫습니다
달러를 사는 목적이 미국주식 투자라면 환율 저점을 정확하게 맞힐 필요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식 투자시점이 정해져 있고 장기간 미국 자산을 보유할 계획이라면 필요한 금액을 여러 번 나눠 환전하는 방법이 환율 예측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이나 유학처럼 달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비슷합니다.
반면 순수하게 환차익만 노리는 달러 환테크라면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올라야 의미 있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환전수수료와 기회비용도 발생합니다.
환율은 주식처럼 기업이익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가치가 올라가는 자산이 아닙니다.
통화정책과 자금수급에 따라 방향이 쉽게 바뀔 수 있습니다.

엔화는 오히려 달러보다 비싸졌습니다
엔화 환테크를 생각한다면 원달러 환율만 보면 안 됩니다.
9월 3일 달러엔 환율은 약 157.2엔까지 내려왔습니다.
달러엔 환율이 160엔에서 157엔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엔화가 줄었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말하면 엔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한국 투자자가 실제 엔화를 살 때 보는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864.39원으로 전날보다 6.94원 상승했습니다.
원화도 강했지만 엔화가 더 강하게 오른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 ‘원화 강세니까 엔화도 싸졌겠지’라고 접근하면 실제 환율과 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엔화가 갑자기 강해진 이유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입니다.
일본은행의 현재 정책금리는 약 1.0%입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매우 컸기 때문에 투자자가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높은 금리의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트레이드가 엔화 약세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금리를 더 올리고 미국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양국 금리차가 좁아집니다.
이 경우 엔화를 빌려 달러에 투자하던 거래의 매력이 줄어듭니다.
9월 2일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심의위원도 물가와 임금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인 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는 방향을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9월 BOJ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고 이 기대가 엔화를 끌어올렸습니다.
달러와 엔화 중 지금 어느 쪽이 나을까?
환율 위치만 놓고 보면 달러가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원달러 환율은 14개월 만의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엔화는 반대입니다.
얼마 전까지 달러당 160엔 부근이던 엔화가 단기간에 157엔대까지 강해졌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미 상당한 상승이 나온 상태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방향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BOJ가 실제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미국 연준이 동결한다면 미일 금리차 축소가 이어지면서 엔화가 더 강해질 논리는 살아 있습니다.
결국 달러는 원화가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느냐를 보고, 엔화는 BOJ의 금리인상이 실제로 이어지느냐를 보는 구조입니다.
개인적으로 두 통화를 같은 시점에 한 번에 사기보다 사용 목적이 있다면 필요한 만큼 나눠 환전하는 접근이 현재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엔화는 9월 17~18일 일본은행 회의 전후로 움직임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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