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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0달러 돌파, 100달러까지 갈까?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변수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위로 올라왔습니다. 9월 3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95.5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91.3달러에서 거래됐습니다. 특히 WTI까지 90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며칠 사이 유가가 급격하게 올라간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재확대입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정상 수준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실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가 이미 정해진 수순은 아닙니다. 지금 가격에는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통항이 더 악화되느냐, 반대로 미국과 이란이 다시 충돌을 줄이느냐가 다음 방향을 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를 넘어선 이유

8월 28일만 해도 브렌트유는 약 89달러, WTI는 83달러대까지 내려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협상 기대가 생기면서 공급 불안이 조금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8월 말부터 분위기가 다시 뒤집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9월 1일에는 브렌트유가 하루 4% 넘게 올라 94달러대를 기록했습니다. WTI도 9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현물가격에서도 9월 1일 WTI는 배럴당 91.48달러, 브렌트유는 96.0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정도 상승폭이라면 단순히 원유 수요가 좋아졌다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은 다시 중동에서 실제 공급량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국제유가가 이란 뉴스에 이렇게 민감하게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EIA에 따르면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5년 4분기에는 하루 평균 약 2,160만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평균 약 490만배럴까지 감소했습니다.

정상적인 통항량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8월 이후 일부 통항이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로 선박 운항이 다시 위축되고 있습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이란산 원유 몇 백만배럴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 이 좁은 항로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호르무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실제 공급 감소가 확인되기 전부터 유가가 움직입니다.

국제유가 100달러가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브렌트유는 이미 95달러 부근입니다.

숫자만 보면 100달러까지 거리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95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라가는 것과 100달러 위에서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첫 번째 조건은 호르무즈 통항량이 지금보다 더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현재 일부 선박은 계속 통과하고 있습니다. 만약 군사공격과 제재가 확대되면서 원유 운반선의 통과 자체가 더 어려워진다면 유가의 공급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중동 산유국의 생산 차질입니다.

항로가 막히면 원유를 생산해도 수출할 곳이 없어 결국 생산량을 줄여야 합니다.

올해 실제로 이 과정에서 중동 산유국들이 상당한 규모의 생산을 중단한 경험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인 충돌이 확대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외교적 협상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통항이 회복된다면 100달러를 앞두고 유가가 다시 크게 내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가 상승을 막는 힘도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무조건 100달러를 넘어 계속 오른다고 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수요입니다.

높은 유가는 그 자체로 원유 수요를 줄입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는 운전을 줄이고 기업은 운송비 절감에 나섭니다. 항공과 제조업도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하게 됩니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이전만큼 강하지 않은 것도 상단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EIA도 중동의 공급 문제가 심각하더라도 세계 원유 수요 둔화가 유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봐왔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다른 산유국의 생산 확대, 전략비축유 활용 같은 대응수단도 존재합니다.

결국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와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가 감소하는 속도의 싸움입니다.

한국에는 유가와 환율이 함께 중요합니다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직접 받습니다.

다만 현재는 원화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릅니다.

9월 3일 원달러 환율은 1,359.3원까지 내려왔습니다.

국제유가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강해지면 같은 1배럴을 수입할 때 필요한 원화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유가는 올랐지만 환율이 일부 충격을 완충해주는 셈입니다.

문제는 중동 갈등이 다시 달러 강세까지 자극할 경우입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한국의 실제 에너지 수입비용은 훨씬 빠르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항공과 물류, 석유화학 기업에는 비용 부담이 생기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정유기업도 유가가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제마진과 재고평가이익, 제품 수요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100달러보다 먼저 볼 가격은 95달러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국제유가 100달러만 바라보기보다 브렌트유가 95달러 부근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가 먼저입니다.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통항량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100달러 테스트는 충분히 가능한 범위입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이 다시 확전을 자제하거나 상업 선박 운항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9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번 유가 상승은 수요 호황보다는 공급 불안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가격 전망을 판단할 때도 경기지표보다 미국·이란 충돌 강도와 실제 호르무즈 선박 통항량을 우선해서 보는 편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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