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디페깅이 생기면 USDT·USDC도 손실 날까?

스테이블코인이 디페깅됐다고 해서 보유자가 그 순간 자동으로 확정손실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가도 다시 1달러 부근으로 회복하면 손실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페깅 중에 거래소에서 낮은 가격으로 팔았거나, 발행사의 상환능력 자체가 훼손돼 1달러 상환이 어려워지면 손실이 실제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USDT와 USDC처럼 준비자산을 두는 스테이블코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디페깅은 ‘가격이 1달러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1개가 1달러에 가깝게 거래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시장가격이 0.99달러, 0.98달러처럼 아래로 내려가거나 반대로 1.01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디페깅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시장가격과 발행사의 상환가치는 구분해야 합니다. 거래소에서 USDC가 0.97달러에 거래되더라도 발행사가 정상적으로 1USDC를 1달러로 상환하고 있고 시장 참가자들이 그 상환을 신뢰한다면, 기관이나 차익거래자는 싼 USDC를 사서 상환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1달러 쪽으로 끌어올릴 유인이 생깁니다.
반대로 준비자산이 부족하거나 은행·수탁기관 문제로 현금을 돌려받기 어렵고, 발행사가 상환을 제한한다는 의심까지 커지면 이 차익거래 고리가 약해집니다. 이때는 단순한 거래소 가격 흔들림이 아니라 신용위험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USDC도 실제로 크게 흔들린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입니다. 당시 Circle은 USDC 준비금 가운데 약 33억달러가 실리콘밸리은행에 예치돼 있었고, 이는 당시 USDC 준비금의 약 8%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은행이 폐쇄되면서 해당 자금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졌고 USDC 시장가격은 1달러 아래로 크게 이탈했습니다.
이후 미국 당국의 예금자 보호 조치가 발표되면서 Circle은 33억달러 준비금 위험이 해소됐고 USDC가 다시 1달러 상환 구조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가격은 회복됐지만 공포가 가장 컸을 때 USDC를 시장가로 매도한 투자자는 할인된 가격에 팔면서 실제 손실을 확정했을 수 있습니다.
즉 준비금이 최종적으로 보전됐다는 결과와 디페깅 과정에서 개인이 손실을 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USDT는 준비금이 충분해도 거래소 가격이 잠시 깨질 수 있습니다

테더는 2026년 2분기 보증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약 1,846억달러 규모의 USDT 발행량과 약 41억1,000만달러의 초과 준비금 버퍼를 공시했습니다. 준비자산은 미국 단기국채 등 유동성 자산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USDT가 어느 거래소에서든 항상 정확히 1달러라는 뜻은 아닙니다. 특정 거래소의 매도 주문이 몰리거나 법정화폐 입출금이 막히고, 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지면 거래소별 가격이 잠시 1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괴리가 왜 생겼는지입니다. 거래소 유동성 문제라면 다른 거래소나 OTC 시장과의 가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준비금 가치나 상환 능력에 대한 의심이 원인이라면 디페깅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발행사에 바로 1달러로 바꾸면 되는 걸까
이론적으로 1달러 상환이 디페깅을 안정시키는 핵심 장치지만 개인이 발행사에 언제나 직접 상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Circle의 현재 USDC 약관상 USDC는 조건을 충족하는 Circle Mint 계정을 통해 1달러 상환 구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Circle Mint는 현재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일반 개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일반 보유자는 대부분 거래소나 지갑 서비스 같은 2차 시장을 이용하게 됩니다.
Tether도 직접 상환에는 계정 인증과 조건이 적용됩니다. 현재 공식 수수료 안내에서는 Tether 웹사이트를 통한 최소 취득·상환 금액을 10만달러로 제시하고 있고, 상환 수수료는 1,000달러와 0.1% 가운데 큰 금액으로 안내합니다.
따라서 소액 개인투자자가 거래소에서 USDT가 0.95달러까지 내려갔다고 해서 즉시 발행사에 보내 1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개인에게는 결국 자신이 사용하는 거래소의 유동성과 입출금 상태가 매우 중요합니다.
디페깅 때 손실이 확정되는 네 가지 경우

첫째, 공포에 낮은 가격으로 시장 매도하는 경우입니다. 가격이 나중에 회복하더라도 이미 매도했다면 손실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둘째, 발행사의 준비자산이 실제로 부족해지는 경우입니다. 준비금 손실이 초과자본보다 크고 다른 자금조달도 어렵다면 1코인을 1달러로 상환하는 구조 자체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상환은 가능하지만 접근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발행사의 직접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거래소가 입출금을 중단하면 개인은 할인된 2차 시장 가격을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보유한 토큰이 발행사가 직접 지원하는 정식 토큰이 아닌 경우입니다. 브리지된 버전이나 다른 체인에서 발행된 래핑 토큰은 원래 USDC·USDT와 별도의 스마트컨트랙트와 브리지 위험을 가질 수 있습니다. Circle도 브리지된 USDC는 Circle이 직접 발행한 토큰이 아니며 Circle Mint에서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USDT와 USDC를 볼 때 준비금 외에 확인할 것
준비금 규모는 첫 번째 확인 항목이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디페깅이 발생하면 준비금의 구성과 유동성, 발행사의 상환 공지, 거래소별 가격 차이, 입출금 중단 여부, 온체인에서 대규모 상환이 실제로 처리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거래소 한 곳에서만 가격이 크게 내려간다면 거래소 자체의 유동성 문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대형 거래소와 디파이 시장에서 동시에 1달러 아래로 내려가고 상환 지연까지 발생한다면 위험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0.99달러만 돼도 위험한 디페깅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래비용과 유동성 때문에 매우 짧은 시간 소폭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괴리 폭보다 지속시간과 원인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디페깅 때 싸게 사면 무조건 차익이 나나요?
아닙니다. 1달러 상환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발행사 신용이나 준비금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할인’이 아니라 예상 손실을 반영한 가격일 수 있습니다.
USDT와 USDC 중 하나는 절대 안전한가요?
둘 다 1달러 가치를 목표로 하고 준비자산과 상환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무위험 자산은 아닙니다. 준비자산, 은행·수탁기관, 규제, 거래소 유동성, 상환 접근성에서 각각 다른 위험이 존재합니다.
스테이블코인 디페깅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가격 자체보다 1달러 상환 기능이 살아 있는지입니다. 상환이 정상이고 준비금도 유동적이라면 단기 괴리가 회복될 여지가 있지만, 상환 중단이나 준비금 손실이 확인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집니다. 개인투자자에게는 발행사의 재무상태뿐 아니라 내가 실제로 현금화할 수 있는 거래소와 네트워크가 정상인지까지가 안전성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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