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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품귀에 중국 AI칩 가격 50% 급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는 호재일까?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중국 AI칩 가격이 두 달 만에 최대 50% 오른 배경은 연산칩 자체보다 HBM 조달비용에 있습니다. 9월 10일 보도된 가격 동향을 보면 화웨이의 차세대 Ascend 950DT 가속기 카드는 제시가격이 25만위안을 넘어섰고 계약 조건에 따라 두 달 전보다 20~50% 높아졌습니다.

캠브리콘의 차세대 690 칩 역시 제시가격이 20~30% 올랐습니다. HBM 공급 부족이 이제 메모리 업체의 가격표를 넘어 AI 가속기 완제품 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뉴스를 곧바로 “중국 AI칩이 50% 올랐으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BM 매출도 그만큼 늘어난다”고 연결하면 중요한 변수를 놓칩니다. 미국의 첨단 HBM 대중국 수출통제로 중국 업체들은 정상적인 글로벌 조달망보다 비싼 회색시장 물량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격 급등은 한국 메모리 업체의 직접적인 중국 매출 호재라기보다, 전 세계 HBM의 희소성과 공급자의 협상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25만위안짜리 AI카드가 보여주는 HBM 병목

화웨이 Ascend 950DT의 현재 제시가격을 25만위안으로 단순 놓고 역산해 보겠습니다. 두 달 동안 20% 오른 경우 이전 가격은 약 20만8천위안, 50% 오른 경우에는 약 16만7천위안입니다. 같은 제품 한 장의 가격이 짧은 기간에 대략 4만2천~8만3천위안 높아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 계약마다 조건이 다르고 현재 가격도 ‘25만위안 이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원가는 아니지만, 메모리 부족이 가속기 전체 원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HBM은 AI 연산칩 옆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연산칩을 확보해도 HBM이 부족하면 가속기 출하량과 가격 모두 제약을 받습니다.

현재 첨단 HBM 시장의 핵심 공급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입니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물량이 생산능력을 앞서면 계약가격과 장기공급계약 조건에서 유리해집니다. SK하이닉스가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약 10개 주요 고객과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힌 점도 이런 시장환경과 연결됩니다.

중국의 50% 인상분이 한국 업체 이익으로 바로 오지는 않습니다

이번 뉴스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은 2024년 말부터 특정 첨단 HBM의 중국 수출을 더 강하게 제한했고, 중국 AI칩 업체들은 부족한 물량을 회색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색시장 프리미엄은 정상적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계약가격과 같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HBM이 정상가격의 몇 배에 거래된다고 해도 그 차액 전체를 원제조사가 가져가는 구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유통 단계의 희소성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 가격 50% 상승 = 한국 HBM 평균판매가격 50% 상승”이라는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간접 효과입니다. 중국까지 HBM 부족으로 완제품 가격을 올릴 정도라면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AI칩 설계사 역시 물량 확보 경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한된 생산능력을 더 높은 수익성을 주는 HBM4와 HBM4E에 배정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범용 DRAM 공급도 빠듯해지면 메모리 가격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같은 호재는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 시장에서 선두 공급자로 자리 잡았고 HBM4 대량 출하와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HBM 품귀가 길어질수록 기존 계약 물량, 차세대 제품 전환, 고객 확보 측면에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큽니다. 이번 뉴스는 부족이 완제품 가격까지 전가될 정도로 강하다는 점을 확인해 줍니다.

삼성전자는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합니다. 회사는 2026년 2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 수요와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았고 HBM4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 레버리지는 단순히 HBM 시장이 좋은가보다, 실제 주요 고객 인증과 출하량을 얼마나 빠르게 늘려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느냐에 더 크게 달려 있습니다. HBM이 품귀여도 판매 가능한 고부가 제품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최대 수혜를 가져갈 수 없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에는 ‘기존 강세를 확인하는 신호’, 삼성전자에는 ‘추격할 시장의 가격환경이 더 좋아진 신호’에 가깝습니다. 두 회사 모두 우호적이지만 같은 강도의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큰 반대 변수는 중국의 국산화와 공급 확대입니다

가격이 너무 높아지는 상황은 공급업체에 영원한 호재가 아닙니다. 중국은 높은 HBM 비용과 수출규제를 계기로 자체 메모리 개발과 패키징 기술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성능과 수율 격차가 있어도 장기적으로 중국산 대체재가 늘면 한국 업체가 누리는 희소성 프리미엄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글로벌 AI 투자 속도가 둔화되거나 HBM4 생산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돼 공급난이 풀리는 경우에도 가격 협상력은 약해집니다. 미국이 대중국 수출규제를 추가 강화하면 중국의 부족은 더 심해져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수요를 직접 매출로 연결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50% 급등을 볼 때는 중국 AI칩 가격 자체보다 HBM4 실제 출하 증가율, 주요 고객과의 장기계약 가격, HBM 증설 속도 대비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율을 이어서 보겠습니다. 이 지표들이 계속 타이트하면 현재 메모리 업황의 강세는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시작한다면 중국의 높은 회색시장 가격만 보고 메모리 주가의 추가 상승을 추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 방향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핵심은 “중국에서 비싸졌다”가 아니라 “HBM 부족이 AI칩 완제품 가격에 전가될 정도로 공급이 빡빡하다”는 사실입니다. 그 공급 우위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가 주가에도 더 중요한 변수입니다.

공식 확인자료

Reuters, 중국 AI칩 가격 인상과 HBM 공급난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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