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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 달러·위안화와 국채금리에 어떤 신호일까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중국 은행들이 최근 미국 국채 매수를 늘리고 있다는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얼핏 보면 중국이 다시 미국 국채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조는 조금 다릅니다.

이번 매수의 중심은 중국 정부나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 변화가 아니라 중국 상업은행의 달러 예금 증가와 높은 미국 국채 수익률을 이용한 운용 전략에 가깝습니다.

로이터가 복수의 은행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최근 달러 예금금리를 높여 달러 자금을 끌어모은 뒤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일부 달러 예금 금리는 3%를 넘었고 소형은행과 외국계 은행에서는 4%에 가까운 금리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은행이 미국 국채를 사는 가장 단순한 이유

수익률 차이입니다.

현재 중국 내 예금금리와 국채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 후반까지 올라왔습니다.

은행이 달러 예금을 3~4% 수준에서 조달한 뒤 그보다 높은 수익률의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 일정한 금리 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환헤지 비용과 만기구조, 국채가격 변동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4%에 빌려 4.8%를 벌어 차익 전체를 가져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중국 내 저금리 자산과 비교하면 미국 국채는 현재 상당히 매력적인 달러 운용처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 은행 입장에서 미국 국채는 신용위험이 낮고 거래량이 많아 대규모 달러 자금을 운용하기도 편합니다.

중국에는 달러 자체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전략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중국 내부의 달러 유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7월 말 중국의 외화예금은 약 1조1,800억 달러로 전년보다 17.9% 늘었고 올해 들어 7월까지 약 1,212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강한 수출과 무역흑자로 기업과 금융시스템에 들어오는 달러가 많아진 영향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보유한 달러를 예금으로 유치한 뒤 이를 그냥 현금으로 보유하기보다 미국 국채 같은 수익자산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이 부분에서 과거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던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안화 강세를 늦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번 움직임이 환율과 연결되는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는 거래가 발생합니다.

이 흐름이 강해질수록 위안화에는 강세 압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중국 은행이 높은 달러 예금금리를 제공하면 기업과 개인이 굳이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지 않고 달러 예금으로 계속 보유할 이유가 생깁니다.

은행은 이 달러를 다시 미국 국채에 투자합니다.

이를 연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 수출로 달러 유입 → 달러 예금 증가 → 은행의 미국 국채 투자 → 달러 매도 감소 → 위안화 강세 압력 완화

최근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상황에서 중국 당국 입장에서도 너무 빠른 위안화 상승은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은행권의 움직임은 수익률 추구와 환율 안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다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것일까

여기서는 숫자를 구분해야 합니다.

미 재무부 집계에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월 약 6,334억 달러로 전년보다 13% 감소했고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중국이 과거처럼 미국 국채 보유액을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미 재무부 TIC 통계는 보관기관의 소재지를 기준으로 집계되는 부분이 있어 중국 투자자가 룩셈부르크나 케이맨제도 등 제3국을 통해 보유한 물량을 정확히 중국으로 분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상업은행의 매수만 보고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 전략을 뒤집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빠릅니다.

현재 확인된 것은 상업은행들이 최근 몇 달간 매수를 늘리고 있다는 정도이고 정확한 전체 규모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를 낮추는 힘이 될 수 있을까

방향만 보면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채권가격에는 상승 요인, 국채금리에는 하락 요인입니다.

최근처럼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확대와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때문에 채권시장이 압박받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매수 주체가 등장하는 것이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중국 은행들의 매수가 미국 10년물 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만큼 큰 규모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습니다.

미국 국채시장은 규모가 워낙 크고 연준 정책, 미국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일본과 유럽의 채권금리, 글로벌 기관투자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최근 중국 은행들의 매수는 국채금리 상승을 되돌리는 결정적 재료라기보다 높은 미국 금리가 해외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제가 이 뉴스에서 더 흥미롭게 보는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장기금리가 4% 후반까지 올라가면서 미국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금융기관까지 다시 국채의 수익성을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리가 더 올라갈수록 미국 정부의 이자부담은 커지지만 동시에 미국 국채를 사고 싶어 하는 자금도 늘어나는 가격조정 기능이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달러·위안화·미국 국채를 같이 봐야 합니다

앞으로 중국 은행의 미국 국채 매수가 의미 있는 흐름으로 커지는지 확인하려면 세 가지를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내 달러 예금이 계속 늘어나는지,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 재무부 TIC 통계에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 감소가 멈추는지입니다.

특히 9월 16일 발표될 7월 TIC 통계에서 중국의 전체 보유액 변화가 확인되면 이번 상업은행 매수가 전체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 조금 더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중국이 미국 국채로 돌아왔다보다 중국 은행이 넘치는 달러와 높은 미국 금리 사이에서 새로운 운용 기회를 찾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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