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갈아타기 16조원, DC형·IRP 이전 방법과 ETF 투자 뭐가 달라지나

퇴직연금을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기는 이른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4년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2026년 6월 말까지 금융회사 사이에서 이동한 퇴직연금은 15조9천억원, 건수로는 약 25만 건에 달했습니다.
올해 들어 이동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만 6조9천억원이 이동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2천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자금입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현재 제한돼 있는 DC형 퇴직연금에서 다른 금융회사의 IRP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의 자금 이동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퇴직연금 DC형이나 IRP를 갖고 있다면 단순히 “증권사가 수익률이 좋다더라”라는 이유로 옮기기보다 이전 가능한 상품, ETF 운용 여부, 수수료와 상품 구성을 함께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퇴직연금 갈아타기 16조원, 실제 얼마나 이동했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도입된 2024년 10월 말부터 2026년 6월 말까지 금융회사 간 이동 규모는 15조9천억원입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61억원, 409건의 퇴직연금이 다른 금융회사로 이동한 셈입니다.
제도별 이전 금액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실물이전 금액 |
|---|---|
| IRP | 약 6조8천억원 |
| DC형 | 약 4조8천억원 |
| DB형 | 약 4조3천억원 |
| 전체 | 약 15조9천억원 |
가장 활발하게 이동한 것은 개인형퇴직연금(IRP)입니다.
금융회사 업권별로 보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금액이 약 5조2천억원으로 전체 이전 금액의 33%를 차지했습니다.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이동한 금액은 약 4조5천억원이었습니다.
또한 DC형과 IRP에서는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두드러졌습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이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때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예금 등을 중도해지하면 약정한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고, 투자상품을 매도한 뒤 다시 매수하는 과정에서 시장가격이 변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이라면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퇴직연금 사업자로 옮길 수 있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다만 모든 상품이 그대로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 옮기려는 금융회사가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는지, 해당 상품이 실물이전 대상인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이 포함돼 있다면 매도 또는 만기 처리 등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C형과 IRP, 지금은 마음대로 서로 옮길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현재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기본적으로 같은 제도 사이의 이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DB형 → DB형
DC형 → DC형
IRP → IRP
방식입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2026년 8월 24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개선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면서 DC형 퇴직연금을 다른 사업자의 IRP로 실물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현재 이미 전면 시행됐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융감독원은 9월까지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확정하고 10월부터 관련 전산 개발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자신의 DC형 퇴직연금을 원하는 증권사의 IRP로 실물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제 이용 가능 시점과 세부 조건은 향후 확정되는 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왜 은행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을 옮길까
퇴직연금 갈아타기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투자상품 선택의 폭입니다.
은행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려는 가입자는 ETF,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습니다.
특히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자신의 적립금을 직접 운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50대 직장인이 앞으로 10년 이상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한다면 예금만 유지하는 것과 ETF 등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은 운용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다만 증권사로 옮긴다고 자동으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금융회사에 계좌가 있는가보다 실제로 어떤 상품에 투자하고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는지가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ETF 투자, 일반 주식계좌와 다르다
퇴직연금 ETF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일반 증권계좌처럼 아무 종목이나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DC형과 IRP는 노후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 가능한 상품과 위험자산 비중 등에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개별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방식과 퇴직연금 ETF 투자는 다릅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허용되는 ETF 중에서도 상품의 위험등급과 구조에 따라 편입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권사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ETF 투자가 된다”는 것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ETF를 해당 퇴직연금 계좌에서 실제로 매수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DC형은 회사가 매년 정해진 부담금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넣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같은 회사에서 같은 기간 근무하더라도 어떻게 운용했느냐에 따라 최종 퇴직급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갈아타기를 고민한다면 먼저 현재 계좌에서 다음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금융회사에서 어떤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최근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납부하고 있는 수수료는 얼마인지, 이전하려는 금융회사에서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지, 원하는 ETF·펀드 등을 운용할 수 있는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예금처럼 만기가 있는 상품이나 이전이 제한되는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무조건 먼저 해지하기보다 실물이전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IRP 갈아타기도 수익률만 보면 안 된다
IRP는 퇴직금을 보관하는 용도뿐 아니라 개인이 추가 납입하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하고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하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금융회사들은 IR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혜택이나 투자상품 등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회사를 고를 때 단기간 수익률 순위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은 일반적으로 장기간 운용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 수수료, 상품 선택 폭, 원리금보장상품 금리, ETF 거래 편의성, 앱 사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그대로 이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확인 사항입니다.
환매중단펀드도 이전 가능하도록 바뀔까
현재는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보유한 계좌의 실물이전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번 제도 개선에서는 이러한 계좌도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이 가입자의 이전 의사 확인 절차입니다.
현재 녹취를 이용해 이전 의사를 확인하면서 처리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어 금융당국은 녹취 이외의 비대면 의사 확인 방식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물이전 신청이 취소되거나 거절됐을 때 금융회사가 가입자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알려주는 방향으로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퇴직연금 갈아타기 전에 이것부터 비교하자
퇴직연금 15조9천억원이 움직였다는 숫자만 보고 “나도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야 하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남은 운용기간과 투자성향, 보유상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금 변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과 앞으로 20년 이상 운용하면서 ETF 등을 활용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한 금융회사가 같을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퇴직연금은 노후자금이므로 높은 수익 가능성만큼 손실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번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융감독원이 DC형에서 다른 사업자의 IRP로 실물이전할 수 있는 길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2026년 8월 현재는 개선 작업이 진행되는 단계입니다. 실제 시행 시기와 이전 대상 상품 등 세부 내용은 앞으로 확정될 예정이므로, DC형·IRP 갈아타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제도가 확정된 뒤 자신이 보유한 상품의 이전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Finzoom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