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CLARITY) 법안 통과하면 SEC·CFTC 암호화폐 감독 어떻게 나뉘나

CLARITY 법안을 이해할 때 가장 쉬운 기준은 ‘코인마다 SEC 또는 CFTC 한 곳만 고른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법안은 같은 디지털자산이라도 발행·자금조달 단계와 이후 현물 유통시장을 나눠 봅니다. 프로젝트가 투자계약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구간에는 SEC의 증권법 감독이 남고, 일정 요건을 갖춘 디지털상품의 현물거래는 CFTC가 중심 감독기관이 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H.R.3633은 법률로 시행된 상태가 아닙니다. 2025년 7월 미국 하원을 통과했고, 2026년 9월 15일에는 상원에서 법안 심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가 예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현재 확정된 규제가 아니라 하원을 통과한 CLARITY 법안의 체계가 최종 입법까지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봐야 합니다.
SEC는 토큰 자체보다 ‘어떻게 팔았는가’를 더 보게 됩니다
CLARITY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투자계약과 그 계약을 통해 전달된 디지털자산을 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프로젝트가 개발자금을 모으면서 투자자에게 미래 수익을 기대하게 하고 토큰을 판매했다면 그 자금조달 거래는 여전히 SEC의 감독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판매된 토큰이 나중에도 영원히 증권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방향을 법안이 제시합니다. 하원안은 투자계약을 통해 판매된 디지털상품 자체를 그 투자계약과 동일한 증권으로 자동 취급하지 않도록 하고, 이후 2차 시장 거래를 별도로 다루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SEC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초기 발행과 투자계약, 프로젝트 관계자의 판매, 필요한 공시, 사기·시세조종 행위가 SEC 영역에 남습니다. 특히 블록체인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는 내부자 매도에 보유기간과 판매량 제한이 붙을 수 있고, 관련 정보도 공개해야 합니다.
CFTC는 디지털상품 현물시장의 주 감독기관이 됩니다
현재 CFTC는 비트코인 같은 상품의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하고 현물 상품시장에서는 주로 사기·시세조종을 단속하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CLARITY가 만드는 가장 큰 변화는 여기에 디지털상품 현물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 권한을 더하는 것입니다.
법안이 시행되면 디지털상품 거래소, 브로커, 딜러는 CFTC 등록체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거래소에는 상장기준, 거래감시, 재무건전성, 이해상충 관리, 고객자산 분리, 시스템 보호 같은 의무가 붙습니다. 고객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경우에는 적격 커스터디 체계도 요구됩니다.
즉 ‘CFTC로 가면 규제가 느슨해진다’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규제의 종류가 증권시장형에서 상품 현물시장형으로 바뀌는 것이지, 거래소가 아무 규칙 없이 코인을 상장하고 고객자산을 섞어 쓸 수 있게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경계선을 가르는 핵심은 성숙한 블록체인입니다

어떤 프로젝트가 CFTC 중심의 디지털상품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장치가 ‘mature blockchain system’, 즉 성숙한 블록체인 시스템입니다. 법안은 특정 개인이나 공동통제 집단이 네트워크를 지배하지 않는지 등을 기준으로 성숙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둡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성숙 여부를 CFTC가 혼자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련 프로젝트나 거래소 등이 SEC에 성숙한 블록체인임을 인증하는 절차가 있고 SEC가 이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후 해당 자산이 디지털상품으로 거래되면 현물시장 감독의 중심은 CFTC로 옮겨갑니다.
따라서 SEC와 CFTC를 완전히 갈라놓는 법이라기보다 ‘분류와 발행 단계에는 SEC, 디지털상품 유통시장에는 CFTC’라는 연결구조에 더 가깝습니다.
거래소 하나가 SEC와 CFTC에 동시에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주식형 토큰, 디지털상품,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을 한 플랫폼이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안은 SEC 등록 브로커나 거래소가 CFTC의 디지털상품 브로커·거래소 등록도 유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둡니다. 두 기관에는 중복 규제를 줄이고 정보공유를 하기 위한 협력 장치도 요구됩니다.
이 부분이 투자자에게는 꽤 현실적인 변화입니다. 지금처럼 ‘이 거래소가 미등록 증권거래소인가’라는 논쟁이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복되는 대신, 자산 성격과 서비스별 등록경로가 미리 정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규칙이 복잡해지면 소형 거래소에는 자본·준법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어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에는 영향이 같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미 상품으로 취급돼 온 만큼 제도적 불확실성 축소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명확합니다. 반면 수많은 알트코인은 네트워크 통제구조, 재단과 개발팀의 영향력, 토큰 배분, 초기 판매방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된다고 모든 알트코인이 자동으로 ‘상품’ 도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별도 법률과 발행자 규제를 함께 봐야 합니다. CLARITY는 허용된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을 일반 증권 정의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담고 있지만, CFTC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자체를 감독하는 체계로 바꾸는 법은 아닙니다.
제 판단으로는 시장에 가장 큰 호재는 특정 코인의 분류보다 ‘규제 경로를 사전에 계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거래소와 기관투자자는 법적 리스크를 비용으로 반영하는데, 감독 경계가 명확해지면 미국에서 현물시장 사업을 확대할 근거가 생깁니다.
반대쪽 위험도 있습니다. 상원에서 법안이 수정되면 성숙한 블록체인 기준이나 SEC 권한, CFTC 등록요건이 달라질 수 있고 하원과 상원 문안이 다르면 다시 조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9월 15일 절차 진행 여부보다 그 뒤 공개되는 수정문에서 ‘디지털상품 정의’, ‘성숙한 블록체인’, ‘SEC의 투자계약 감독’, ‘CFTC 현물시장 권한’ 네 부분이 유지되는지를 보겠습니다. 이 네 축이 흔들리지 않아야 지금 기대하는 규제 명확성이 실제 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식 확인자료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 CLARITY Act Section-by-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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