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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하락 이유, 강한 미국 고용이 기술주에는 왜 악재가 됐나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왔는데도 나스닥은 하락했습니다. 경기침체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만 보면 주식시장에 좋은 소식이지만, 지금 시장은 경기보다 연준의 금리와 미국 국채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9월 4일 발표된 미국 8월 비농업고용은 16만2천명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였던 약 5만6천명을 거의 세 배 웃돌았습니다. 실업률은 4.1%로 유지됐고, 6월과 7월 고용도 합계 5만5천명 상향 수정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우지수는 0.51%, S&P500은 0.38%, 나스닥 종합지수는 0.29%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26,506.99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이번 움직임을 단순히 ‘강한 고용 때문에 기술주가 전부 하락했다’고 해석하면 실제 시장과 조금 다릅니다. 반도체주는 오히려 강했고 소프트웨어와 일부 고평가 성장주의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미국 고용은 얼마나 강하게 나왔나

직전 7월 고용은 수정 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급격히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8월에는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비농업고용은 16만2천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를 유지했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도 전월보다 0.3% 올랐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3.1%였습니다.

여기에 이전 두 달 고용까지 상향 수정됐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이 당장 침체로 진입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합입니다.

평소라면 기업의 소비와 매출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숫자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다른 질문을 먼저 던졌습니다.

“경제가 이렇게 버티는데 연준이 굳이 금리를 낮출 이유가 있을까?”

현재 미국은 물가 부담까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닙니다. 강한 고용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긴축적인 정책을 선택할 여유가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고용 발표 뒤 금리인상 확률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고용보고서 발표 전 시장이 예상하던 9월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 49%였습니다.

발표 이후에는 58%대로 올라갔습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도 4.37% 부근까지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는 장중 4.79% 부근까지 움직였습니다.

흐름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고용 →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 상승 → 미국 국채금리 상승 → 성장주 할인율 상승 →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이 연결고리가 이번 나스닥 하락의 핵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가 먼저 부담을 받는 이유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같은 성장기업은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뿐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까지 주가에 반영합니다.

그런데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할 때 사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지면 같은 이익 전망이라도 기업가치는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시장금리가 매우 낮을 때는 몇 년 뒤 큰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기 쉽습니다. 반대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가까워지면 아무 위험 없이 받을 수 있는 채권수익률 자체가 높아집니다.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주식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됩니다.

특히 AI·소프트웨어처럼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금리 변화에 민감합니다.

그렇다고 반도체주까지 모두 약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시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하락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오히려 3% 넘게 상승했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종은 약 2% 하락했습니다.

즉 이번 장세는 ‘기술주 전체 매도’보다 기술주 내부에서 차별화가 나타난 시장에 가까웠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에는 별도의 매수 논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으면서 금리 상승에 민감한 소프트웨어와 일부 성장주는 할인율 부담을 더 직접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스닥이 내려갔다는 사실만 보고 AI 반도체 업황까지 나빠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강한 고용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GPU만 구입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망 연결, 변압기와 배전설비, 냉각장치, 네트워크까지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계속 투입됩니다.

장기금리가 올라가면 이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처럼 현금창출력이 강한 빅테크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지만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신생 AI 인프라 기업은 높은 금리가 훨씬 부담스럽습니다.

AI 수요 자체가 강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해야 그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계산이 까다로워지는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는 앞으로 엔비디아 GPU 판매량만큼이나 AI 투자 사이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미국 시장에서는 두 힘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나스닥 하락은 한국 성장주와 외국인 수급에는 부담입니다. 달러가 강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올라가면서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수에도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반도체주는 강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당장 꺾였다는 신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단순히 ‘나스닥이 하락했으니 악재’라고 보기보다 미국 반도체주 흐름과 국채금리 가운데 어느 쪽의 영향이 강한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미국 물가가 다시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강한 고용과 높은 물가가 결합하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 고용보고서가 끝이 아니라 다음 물가지표가 더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현재 시장의 가장 편한 조합은 경제가 무너지지 않으면서 물가와 고용이 천천히 식어 국채금리가 안정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고용과 물가가 동시에 강해지면 기업 실적이 괜찮더라도 높은 금리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식 확인자료

핵심 수치와 시장 반응은 BLS와 9월 4일 미국장 마감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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