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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0달러 넘었다, 기름값만 문제가 아닌 이유…내 돈에는 어디까지 영향 줄까?

읽는 시간 약 11분

국제유가 90달러 넘었다, 기름값만 문제가 아닌 이유…내 돈에는 어디까지 영향 줄까?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운전자라면 가장 먼저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까?”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주유비만 걱정한다면 실제 영향을 절반도 보지 못하는 셈이다.

기름은 자동차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화물차와 선박으로 물건을 운반하고, 비행기를 띄우고,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까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나라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주유비 → 운송비 → 상품가격 → 물가 → 환율 → 금리 → 기업실적 → 주식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국제유가 90달러는 정유업계만의 뉴스가 아니라 내 통장과 투자계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 변수다.

국제유가가 왜 다시 90달러를 넘어섰을까?

최근 유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변수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다.

특히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로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공급에서 매우 중요한 통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상당량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따라서 실제 공급이 중단되지 않더라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시장에서는 미래 공급 차질 가능성을 먼저 가격에 반영한다.

원유는 지금 당장 부족한지만 보고 가격이 결정되는 상품이 아니다.

앞으로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도 가격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OPEC+의 생산정책, 미국 원유 재고와 생산량, 글로벌 경기 전망까지 동시에 국제유가를 움직인다.

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가격은 언제 움직일까?

국제유가가 오늘 올랐다고 국내 휘발유 가격이 내일 바로 똑같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유회사가 원유를 구매하고 이를 정제한 뒤 국내 주유소까지 공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율과 정제마진, 세금, 유통비용 등도 최종 판매가격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국제유가 상승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특히 한국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국제유가만이 아니다.

원·달러 환율도 함께 봐야 한다.

원유는 국제시장에서 대부분 달러로 거래된다.

같은 배럴당 90달러의 원유라도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 기업이 실제 지급해야 하는 원화 가격은 더 비싸진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발생하면 국내 기름값에는 이중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기름값 다음부터 시작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생활비에 미치는 영향은 주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운송비다.

택배와 화물운송에는 경유가 필요하고 항공기는 항공유를 사용한다. 선박 역시 연료비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운송업체의 연료비가 계속 증가하면 기업이 비용을 전부 떠안기 어려워진다.

결국 일부 비용은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품이나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상품에도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 여러 단계의 운송비가 들어간다.

유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면 이런 비용이 조금씩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고유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전기·가스요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은 서로 완전히 독립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처럼 해외에서 에너지원을 구입해야 하는 기업은 국제 에너지 가격과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원료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이 바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요금정책과 공기업의 재무상황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지속되면 비용 부담이 누적된다.

결국 국제유가 상승은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금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주식이나 대출을 가지고 있다면 여기서부터가 더 중요하다.

국제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물가다.

경기가 둔화되면 일반적으로 금리를 낮춰 경제를 지원할 수 있지만 물가가 다시 상승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금리를 너무 빨리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강해지면 시장이 예상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상황에 따라 긴축적인 정책이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 대출을 가진 사람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유가가 내 대출금리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가 → 물가 → 한국은행 통화정책 → 시장금리 → 대출금리라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미국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 역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상태로 오래 유지되면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달러 강세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이것은 다시 한국 금융시장으로 연결된다.

달러가 강해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입물가 부담이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국제유가 상승은 한국의 주유소 가격에서 시작해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정책까지 연결되는 상당히 큰 변수다.

내 주식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유가 상승이 모든 기업에 똑같이 나쁜 것은 아니다.

먼저 항공업은 대표적인 고유가 부담 업종이다.

항공사의 비용 가운데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면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운송과 물류기업 역시 연료비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석유화학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제품가격 사이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유가가 급격하게 움직이면 수익성이 압박받을 수 있다.

소비재 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

운송비와 포장재,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비용이 증가한다.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 소비가 줄어들 수 있고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기업의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정유와 에너지 관련 기업에는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이 정제마진과 재고평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간에서는 실적 개선 기대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가 상승 = 정유주 상승’이라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정유회사의 실제 실적은 국제유가 자체보다 정제마진과 수요, 재고평가손익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환율까지 오르면 한국에는 더 부담스럽다

한국 경제에서는 국제유가와 환율을 반드시 같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로 똑같다고 해보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이라면 단순 환산가격은 약 11만7천 원이다.

환율이 1,500원이라면 같은 90달러짜리 원유가 약 13만5천 원이 된다.

국제유가는 하나도 오르지 않았는데 원화 기준 가격은 약 15% 이상 높아지는 셈이다.

그래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원화까지 약세를 보이면 한국의 체감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국제유가와 환율을 동시에 주의 깊게 보는 이유다.

결국 내 생활비에는 어디까지 영향을 줄까?

고유가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일반 가계가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은 생각보다 많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자동차 주유비다.

그다음은 택배비와 운송비, 항공료 등 이동과 물류 관련 비용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식품과 각종 소비재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면 외식비와 서비스가격에도 간접적인 압력이 발생한다.

여기에 물가 때문에 금리까지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된다면 대출이자를 내는 가계의 부담도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소득은 그대로인데 지출해야 할 돈이 늘어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경제에서는 이를 실질구매력 감소로 볼 수 있다.

투자자가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90달러라는 숫자가 아니다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넘었다는 뉴스만 보고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은 왜 유가가 올랐는가다.

실제 원유 수요가 강해져서 오른 것인지, 전쟁과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공급 불안 프리미엄이 붙은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 상황이다.

실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는지가 중요하다.

세 번째는 OPEC+의 생산정책이다.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리는지 줄이는지에 따라 국제유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네 번째는 미국 원유 생산량과 재고다.

미국 공급이 크게 증가하면 중동발 공급 우려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투자자라면 원·달러 환율을 반드시 같이 봐야 한다.

90달러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다

국제유가가 하루 이틀 90달러를 넘어서는 것과 몇 달 동안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다르다.

단기간의 급등이라면 기업과 소비자가 기존 재고나 비용 조정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고유가가 장기간 이어지면 운송비와 생산비 상승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물가가 올라가고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어려워진다.

금리가 높은 상태로 오래 유지되면 대출 부담이 커지고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핵심은 단순히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넘었나?’

가 아니다.

’90달러 이상의 유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가?’

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이번 충격은 주유비 상승 정도에서 끝날 수도 있다.

반대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영향은 주유소를 넘어 물가, 환율, 금리, 기업실적 그리고 내 투자계좌까지 확산될 수 있다.

국제유가를 경제의 중요한 신호로 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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