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8% 돌파, 나스닥과 성장주에 부담 커진 이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초 다시 4.8%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재무부 공식 수치로도 9월 1일과 2일 10년물 금리는 4.79%를 기록했고, 장중 시장금리는 4.8%를 웃도는 구간까지 올라갔습니다. 이후 9월 4일 강한 미국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에는 약 4.77%대로 일부 내려왔지만, 2026년 들어 미국 성장주가 다시 장기금리 부담을 크게 의식하는 구간에 들어온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 움직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10년물 금리 4.8%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경제와 고용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를 쉽게 낮추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올라갔을까
첫 번째 배경은 인플레이션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거세지면서 브렌트유와 WTI가 급등했고, 미국에서는 디젤 가격까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오래 이어지면 휘발유와 운송비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비용까지 높여 물가 둔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물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 장기간 고정된 이자를 받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됩니다.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방향입니다.
두 번째는 예상보다 강했던 미국 고용입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비농업 고용은 16만2천 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유지됐습니다. 6월과 7월 고용도 합계 5만5천 명 상향 수정됐습니다. 특히 직전 12개월 평균 월간 고용 증가가 3만1천 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 고용은 상당히 강한 결과였습니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더라도 경기침체 위험이 당장 크지 않다는 논리가 생깁니다. 여기에 물가까지 다시 올라간다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집니다.
세 번째는 미국 재정 문제입니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확대 우려는 계속 장기금리의 상단을 높이는 재료입니다. 국채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데 투자자가 이를 받아주려면 이전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년물뿐 아니라 2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도 이런 장기 재정 프리미엄과 연결됩니다.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왜 나스닥이 더 불리할까
같은 주식시장이라도 성장주와 가치주는 금리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성장주는 현재 이익보다 앞으로 몇 년 뒤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나 소프트웨어 기업처럼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종목이 대표적입니다.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계산할 때 사용하는 할인율이 올라가면 먼 미래의 이익일수록 현재 가치는 더 크게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몇 년 뒤 벌어들일 100달러의 이익을 낮은 금리로 할인하는 것과 높은 금리로 할인하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금리가 올라갈수록 투자자가 지금 지불할 수 있는 주식 가격은 낮아집니다.
그래서 장기금리가 급등할 때 나스닥과 고PER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미국 국채 자체가 주식의 경쟁자가 됩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투자 선택지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에서 4% 후반대의 수익률을 받을 수 있고, 20년물과 30년물에서는 5%가 넘는 금리가 형성돼 있다면 주식 투자자는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를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금리가 매우 낮던 시기에는 국채 수익률이 낮았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쉬웠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반대입니다.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아도 미국 국채에서 상당한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요구되는 기준도 높아집니다.
특히 이미 PER이 크게 올라간 AI·반도체·소프트웨어 종목은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같은 이익에 지불하는 가격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나스닥 상승 추세가 끝났다고 봐야 할까
그 정도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현재 기술주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 대형 기술기업의 높은 현금창출력이라는 강한 펀더멘털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국채금리가 잠시 내려온 날에는 나스닥과 대형 기술주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장은 AI 실적 성장과 높은 장기금리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기업 실적 증가 속도가 밸류에이션 하락을 상쇄할 만큼 빠르면 높은 금리에서도 주가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적 기대는 그대로인데 10년물이 5%에 가까워진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나스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를 지수 자체보다 10년물 금리로 보고 있습니다. 4.8%를 일시적으로 넘었느냐보다 4.8~5% 구간에 장기간 머무느냐가 기술주 밸류에이션에는 훨씬 큰 변수입니다.
앞으로는 CPI와 5%를 함께 봐야 합니다
다음 분기점은 미국 물가입니다.
9월 11일 미국 CPI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근원물가가 계속 안정된다면 장기금리는 다시 내려갈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도 완화됩니다.
반대로 CPI가 예상보다 강하고 국제유가와 디젤 가격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10년물 5%가 다시 시장의 중요한 기준선으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현재 나스닥에는 기업 실적이라는 상승 재료가 남아 있지만, 금리가 이를 눌러버릴 정도로 올라가는지가 핵심입니다.
10년물 4.8% 돌파 자체보다 5% 부근에서도 AI 기업의 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이번 조정의 성격을 판단하는 더 현실적인 기준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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