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리밸런싱 시작하자 SK하이닉스·네이버 사고 삼성전자·SK스퀘어 팔았다, 다음 순매수 종목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이 재개된 뒤 약 두 달 동안 연기금 수급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와 네이버는 대규모 순매수가 들어온 반면 삼성전자와 SK스퀘어는 오히려 상당한 순매도가 나타났습니다.
대형주라면 연기금이 비슷하게 사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움직임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왜 같은 반도체 관련주인 SK하이닉스는 사고 삼성전자는 팔았을까요.
그리고 다음 순매수 종목을 미리 찾는 방법이 있을까요.
먼저 연기금 수급과 국민연금 매매는 완전히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이 부분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에서 표시되는 ‘연기금 등’에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여러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소에서 집계되는 특정 종목의 연기금 순매수를 전부 국민연금이 샀다고 단정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연금은 국내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이고 현재 리밸런싱 정책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최근 연기금 수급을 이해할 때 핵심적인 변수인 것은 맞습니다.
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했습니다.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된 6월 말부터 새로운 비중이 적용됐습니다.
2026년 말 목표비중은 국내주식 20.8%, 해외주식 34.7%, 국내채권 23.1%,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입니다.
2027년에도 국내주식 목표비중 20.8%가 유지될 예정입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해 무조건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야 하는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가 상승하면 국내주식 평가금액이 커지면서 목표비중을 넘을 수 있고 이때 리밸런싱 매도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시장이 급락하면 국내주식 비중이 자동으로 낮아지면서 매수여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였습니다
최근 두 달간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방향성이 꽤 뚜렷합니다.
SK하이닉스 순매수 규모가 약 1조8천억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네이버가 약 3천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셀트리온, SK텔레콤, DB손해보험,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려아연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반대로 SK스퀘어는 약 1조원 이상 순매도가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도 약 5천700억원 순매도됐고 삼성전기, LG이노텍, 현대차, 현대로템, 한화오션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들어갔습니다.
단순히 업종별로 사고팔았다고 보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반도체 안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방향이 달랐고 SK그룹에서도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방향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SK하이닉스를 많이 산 이유를 단순히 HBM 하나로 보면 안 됩니다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AI GPU에 필요한 HBM 시장에서 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메모리 가격 상승도 실적을 밀어주는 요소입니다.
최근 엔비디아도 장기 AI 매출 성장에 대한 강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예상 이익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는 단순히 현재 시가총액을 맞추는 것뿐 아니라 벤치마크와 투자전략에 따라 종목비중을 조절합니다.
기업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좋아지면 기존 비중보다 더 보유하는 선택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왜 팔았을까요
삼성전자 순매도를 곧바로 “연기금이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매우 큰 종목입니다.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 보유비중도 함께 높아집니다.
이 경우 목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일부를 매도하는 리밸런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똑같은 반도체주라고 볼 수 없습니다.
현재 AI 메모리 시장에서 두 기업의 실적 개선 속도와 HBM 사업 경쟁력이 서로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매도에는 시장비중 조정과 기업별 전망 차이가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SK스퀘어 대규모 매도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와 연결되는 대표적인 지주회사입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면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도 크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연기금은 SK하이닉스를 직접 사고 SK스퀘어는 대규모로 팔았습니다.
이 움직임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AI와 HBM에 투자하고 싶다면 SK스퀘어를 통해 간접투자하기보다 SK하이닉스를 직접 보유하는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주회사 할인과 포트폴리오 구조 차이 역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네이버 순매수는 반도체와는 다른 신호입니다
네이버 역시 연기금 순매수 상위에 포함됐습니다.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라는 기존 사업에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사업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의 돈이 반도체 한쪽으로 지나치게 몰렸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네이버 순매수는 성장주 내에서도 투자대상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금리와 AI 투자비용이 안정된다면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다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연기금이 샀으니 네이버도 오른다”고 접근하면 위험합니다.
기관 수급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연기금 순매수 종목을 맞힐 수 있을까
정확한 종목을 미리 맞히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국민연금의 세부 포트폴리오와 실시간 목표비중이 모두 공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몇 가지 조건을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업종입니다.
두 번째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이 낮아진 대형주입니다.
세 번째는 배당과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종목입니다.
최근 실제 순매수 상위에 정유, 통신, 보험과 바이오가 함께 들어갔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AI 성장주만 사는 것이 아니라 경기와 금리변화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지수가 급락하면 연기금 매수가 다시 강해질 수 있습니다
7월 코스피가 크게 흔들릴 때 연기금은 약 7천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8월 시장이 반등하자 연기금은 순매도로 전환했습니다.
이것이 리밸런싱의 기본적인 특성입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국내주식 비중이 줄어들고 매수할 여지가 커집니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 반대로 비중을 줄여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기금의 방향을 보려면 특정 종목 뉴스뿐 아니라 코스피 전체의 움직임도 봐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연기금 따라사기보다 방향을 읽는 자료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투자한다면 연기금 순매수 상위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매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급 데이터는 이미 매수가 진행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왜 SK하이닉스는 사고 삼성전자는 팔았는지, 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K텔레콤·DB손해보험 같은 서로 다른 업종이 동시에 순매수됐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안에 기관투자자가 바라보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포트폴리오 위험관리 방향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 조정장에서 연기금이 어떤 종목을 다시 가장 먼저 사들이는지를 확인하면 기관이 현재 시장에서 어느 기업의 가격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연기금 수급은 주가를 맞히는 정답지가 아니라 큰 자금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흔적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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