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8000달러 눈앞, 일주일 만에 20% 뛴 진짜 이유

비트코인 7만8000달러 눈앞, 일주일 만에 20% 뛴 진짜 이유
비트코인이 불과 일주일 만에 약 20% 급등하며 다시 8만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8월 21일 비트코인은 한때 7만9,000달러를 넘어 약 7만9,50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7만7,000~7만8,000달러 부근으로 내려왔지만 주간 상승률은 약 20%에 달했다.
로이터도 비트코인이 한 주 동안 약 20% 올라 2년 반 만에 가장 강한 주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번 상승은 단순히 “코인 시장에 다시 돈이 들어왔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급등의 출발점에는 의외로 미국 국채시장이 있었다.
미국 정부의 국채 매입 확대가 불을 붙였다
이번 상승의 가장 중요한 계기는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백은 미국 재무부가 시장에 이미 발행돼 있는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에 대한 바이백 규모를 한 차례당 2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34%까지 상승하며 19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장기금리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까지 높아질 수 있다.
재무부의 조치가 발표된 뒤 장기금리가 내려가자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유동성 환경이 이전보다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변화에 가장 강하게 반응한 자산 가운데 하나가 비트코인이었다.

왜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비트코인이 오를까
비트코인과 미국 국채는 전혀 다른 자산처럼 보인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와 유동성을 통해 연결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비트코인이나 성장주 같은 위험자산에 들어갈 이유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장기금리가 내려가고 시장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은 이번 비트코인 반등을 두고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유동성 여건 개선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이번 급등은 코인시장 내부에서만 발생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미국 국채시장 → 장기금리 하락 → 유동성 기대 개선 → 비트코인 매수 확대라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물 비트코인 ETF에도 다시 큰돈이 들어왔다
두 번째 핵심은 기관투자자의 귀환이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앞서 상당 기간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시장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16억~19억달러 수준의 순유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 방식에 따라 나타났다.
특히 8월 20일 하루에는 약 6억6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블랙록의 IBIT에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ETF 자금 유입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ETF를 통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시장의 자금이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 발생하면 시장의 매수 기반 자체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상승이 단순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반등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비트코인이 빠르게 상승하자 또 다른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숏 스퀴즈다.
숏 포지션은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하는 포지션이다.
그런데 예상과 반대로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손실을 막기 위해 비트코인을 다시 사서 포지션을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매수 주문이 발생하고 가격이 더 오르면 또 다른 숏 포지션이 청산되는 연쇄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상승 과정에서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하락 베팅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즉 처음에는 미국 국채시장과 ETF 자금이 비트코인을 끌어올렸고, 이후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든 셈이다.

달러 약세도 비트코인에 힘을 보탰다
최근 달러가 약해진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는 이번 주 약 1% 하락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국채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약해졌고 같은 기간 금과 비트코인은 동시에 강하게 상승했다.
이 현상은 흥미롭다.
금은 대표적인 전통 안전자산이고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두 자산이 동시에 오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부채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공급량이 제한된 금과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최대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필요에 따라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법정통화와 구조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변화도 투자심리를 바꿨다
정책 환경도 이번 상승에 영향을 줬다.
미국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칙을 명확하게 만들기 위한 CLARITY Act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관련 법안의 진전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규제 자체보다 ‘규칙이 불분명한 상태’가 기관투자자에게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은행이나 대형 자산운용사가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려면 어떤 자산이 증권인지, 어떤 기관이 감독하는지, 거래와 보관에는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지가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제 체계가 명확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기관 자금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장벽도 낮아질 수 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에서 ETF 자금 유입과 미국의 규제 변화 기대가 동시에 나타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다시 상승장이 시작된 걸까
일주일 동안 20% 이상 올랐다는 사실만 보면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약 9만5,000달러까지 상승한 뒤 6월에는 6만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는 큰 조정을 경험했다.
그랬던 비트코인이 다시 8만달러 부근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시장 심리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에는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ETF 자금 유입, 장기금리 하락, 달러 약세, 숏 포지션 청산, 미국 규제환경 개선 기대가 동시에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장기 상승장이 확정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상승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오르면 차익실현 물량이 증가할 수 있고,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하거나 ETF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경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제 8만달러가 첫 번째 시험대
단기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가격대는 8만달러다.
비트코인은 최근 장중 약 7만9,50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8만달러 바로 아래까지 접근했다.
심리적인 저항선인 8만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ETF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거래량이 유지된다면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8만달러 부근에서 반복적으로 밀리고 ETF 자금까지 약해진다면 이번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비트코인을 볼 때 가격 하나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일별 자금 흐름,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달러 가치, 숏 포지션 청산 규모, 미국 가상자산 규제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일주일간의 20% 급등은 비트코인 시장만의 사건이 아니다.
미국 국채와 달러에서 시작된 변화가 기관투자자의 ETF 매수와 맞물리고, 여기에 숏 스퀴즈까지 겹치면서 만들어진 상승이라는 점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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