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주가 22% 폭등한 이유, CRM 실적·Agentforce 성장과 앤트로픽 Claudeforce 전망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한동안 불편한 질문이 따라다녔습니다.
“기업들이 AI에게 직접 일을 시키기 시작하면 기존 소프트웨어를 굳이 돈 주고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고객관리, 코딩, 회계, 보안, 데이터 분석 등 기존 SaaS 기업들이 제공하던 기능 상당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대신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AI 투자 수혜주로 평가받는 반면 전통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주는 오히려 AI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커졌습니다.
그런데 8월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정반대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22.6% 급등했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5% 상승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강한 실적과 전망을 발표했고 ServiceNow와 Palo Alto Networks 등 다른 소프트웨어 종목까지 함께 강세를 보였습니다.
단순히 두 종목이 실적을 잘 낸 것으로 끝나는 사건일까요?
제 생각에는 이번 움직임은 시장이 그동안 가졌던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우려를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세일즈포스 실적에서 시장이 확인한 것
세일즈포스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113억4,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구독 및 지원 매출은 108억2,000만 달러로 12% 늘었습니다.
당장 다음 12개월 정도의 계약 매출 흐름을 보여주는 cRPO, 즉 현재 잔여계약가치는 335억 달러로 전년보다 14% 증가했습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을 볼 때 cRPO가 중요한 이유는 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하지 않은 금액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기존 고객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고 새 계약이 들어오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선행지표에 가깝습니다.
AI가 세일즈포스의 기존 사업을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면 이런 계약 지표부터 약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오히려 성장률이 높아졌습니다.
더 중요한 숫자는 AI 사업에서 나왔습니다.
Agentforce와 Data 360의 ARR은 약 39억 달러로 전년보다 210% 이상 증가했습니다.
Agentforce 자체 ARR도 15억 달러를 넘어섰고 전년 대비 240% 이상 증가했습니다.
AI를 붙였더니 기존 제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반복매출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서는 더 직접적인 AI 수요가 확인됐습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2분기 매출은 14억7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6% 증가했습니다.
구독 매출은 14억 달러로 27% 늘었습니다.
전체 ARR은 58억4천만 달러로 25%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번 분기에 새로 추가된 순 ARR은 3억3,3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전년보다 51% 증가했습니다.
회사도 이를 반영해 2027회계연도 신규 ARR 성장률 전망을 중간값 기준 **34%**로 크게 올렸습니다.
Falcon Flex를 채택한 고객 계정에서 발생하는 ARR은 22억9천만 달러를 넘어 전년보다 101% 늘었습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AI가 오히려 보안 수요를 확대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논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기업 내부에서 AI 에이전트가 더 많은 시스템에 접근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읽고 더 많은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할수록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지점도 늘어납니다.
직원 한 명의 계정만 관리하던 시대와 다르게 사람·클라우드·AI 에이전트까지 동시에 보호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부 영역에서는 새로운 보안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죽인다는 우려는 어디서 나왔을까?
시장 우려 자체가 근거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존 SaaS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직원 수에 맞춰 소프트웨어 계정을 구입하는 ‘좌석당 과금’ 방식에 크게 의존해왔습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가 직원 여러 명이 하던 작업을 대신한다면 기업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좌석 숫자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영업 직원 100명이 CRM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 AI 자동화 이후에는 직원 수가 줄면서 계정 수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에서는 AI가 SaaS 산업의 가격 구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업들도 그대로 있지는 않습니다.
세일즈포스는 Agentforce 사용량과 AI 작업 단위에 돈을 받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사람 한 명당 라이선스’에서 사람과 AI가 수행하는 업무량 자체를 과금하는 구조로 이동하려는 것입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역시 여러 보안 제품을 플랫폼에 통합하고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Falcon Flex를 키우고 있습니다.
즉 AI가 기존 소프트웨어의 사용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맞지만, 성공적인 기업은 과금 구조까지 같이 바꾸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폭등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가이던스입니다
좋은 과거 실적만으로 세일즈포스가 22%,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20%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장에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숫자였습니다.
세일즈포스는 2027회계연도 전체 매출 전망을 461억~464억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연간 매출 성장률은 11~12% 수준입니다.
3분기 매출도 114억2천만~115억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역시 연간 매출 전망을 약 59억9천만~60억1천만 달러로 높였습니다.
두 회사 모두 AI 시대에도 기존 고객 수요가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실적뿐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엔비디아와 소프트웨어주가 동시에 오른 이유
같은 날 엔비디아도 8.7% 급등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과 전망은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된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돈이 대부분 GPU·HBM·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기업으로만 흘러가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일즈포스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동시에 강한 실적을 내면서 다른 그림이 등장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 기업 AI 도입 증가 → AI를 실제 업무에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증가 → AI 사용을 보호하는 보안 수요 증가
이 구조가 성립한다면 AI 투자 수혜가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실적에서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AI가 반도체 기업의 성장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 업무 안으로 들어가면서 소프트웨어 매출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첫 번째 강한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프트웨어주가 살아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한 가지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 CRM·CRWD 급등을 보고 “이제 모든 SaaS 기업이 AI 수혜주다”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너무 빠릅니다.
AI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단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위험합니다.
기업이 굳이 별도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범용 AI 모델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라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일즈포스처럼 기업 고객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이미 장악하고 있거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처럼 보안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기업은 위치가 다릅니다.
AI 모델이 아무리 똑똑해도 기업의 고객정보, 영업 프로세스, 권한체계, 보안정책까지 자동으로 확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기업 시스템 연결이 일종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본다면 ‘AI를 쓰는 회사’보다 ‘AI로 돈을 버는 회사’를 보겠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기술기업이 실적 발표에서 AI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도 AI를 사용한다”는 말 자체는 주가 상승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응한다면 세 가지 숫자를 확인하겠습니다.
첫째는 AI 제품에서 실제 ARR이나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지입니다.
둘째는 AI를 도입하면서 기존 고객의 계약규모까지 커지고 있는지입니다.
셋째는 AI 투자를 늘려도 영업현금흐름과 마진이 유지되는지입니다.
세일즈포스의 Agentforce ARR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신규 ARR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도 결국 실제 돈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20%대 급등은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승자가 이미 결정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AI 때문에 사라질 소프트웨어와 AI를 이용해 더 강해질 소프트웨어를 구분해야 하는 단계가 시작됐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봅니다.
앞으로 미국 소프트웨어주를 볼 때 단순히 AI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를 보는 것보다 AI 도입이 반복매출, 계약잔고, 고객 유지율과 현금흐름으로 실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Fin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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