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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금리 5% 돌파, 채권 샀는데 또 손실 날까?

Finzoom 읽는 시간 약 6분

5%를 찍었다고 채권 가격 하락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9월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1%까지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었습니다. 다만 미국 재무부가 매일 공표하는 10년 만기 파 수익률은 같은 날 4.97%였습니다. 숫자가 다른 이유는 실시간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 10년물 수익률과 재무부가 장 마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공식 파 수익률의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5% 돌파’는 장중 시장금리 기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채권을 이미 산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5%가 고점이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국채금리가 5%를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채권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앞으로 물가, 유가, 연준의 금리경로, 미국 정부의 국채 공급이 다시 수익률을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10년물 금리가 이렇게 빨리 올라왔나

이번 상승에는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먼저 중동 공급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미국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둘째, 시장은 9월 15~16일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셋째, 미국 재정적자와 대규모 국채 발행,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채권 발행까지 겹치면서 장기채 공급 부담도 커졌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공급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를 끌어오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한다는 기대까지 붙으면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는 날보다 그 전에 국채금리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금리가 더 오르면 얼마나 손실이 날까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달러, 연 쿠폰 5%, 만기 10년인 채권을 수익률 5%에서 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때 가격은 약 100달러입니다.

같은 채권의 시장수익률이 5.5%로 0.5%포인트 더 오르면 계산상 가격은 약 96.19달러로 내려갑니다. 약 3.8%의 평가손실입니다. 수익률이 6%까지 1%포인트 오른다면 가격은 약 92.56달러로 내려가 약 7.4%의 평가손실이 생깁니다. 실제 채권은 쿠폰, 잔존만기, 매입가격에 따라 달라지지만 ‘10년물 5%니까 이제 손실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계산입니다.

반대로 금리가 4.5%로 내려가면 같은 조건의 채권 가격은 약 103.99달러가 됩니다. 금리가 0.5%포인트 내려갈 때 약 4%의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장기채 투자자는 높은 이자를 받는 대신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변동을 함께 부담합니다.

개별 미국채와 채권 ETF는 전혀 다르게 봐야 합니다

개별 미국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중간에 시장가격이 떨어져도 미국 정부가 정상적으로 상환한다는 전제에서 액면가를 돌려받습니다. 그래서 당장 매도할 계획이 없는 투자자라면 평가손실과 확정손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다만 110달러처럼 액면보다 비싸게 샀다면 만기 때 가격이 100으로 수렴하는 부분도 계산해야 합니다.

채권 ETF는 다릅니다. ETF는 여러 채권을 계속 교체하면서 일정한 만기구간을 유지하기 때문에 개인이 특정 채권을 들고 ‘만기까지 기다리면 100달러를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특히 20년 이상 장기채 ETF는 10년물보다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가 같은 폭으로 움직여도 가격변동이 더 큽니다.

한국 투자자는 환율도 추가로 봐야 합니다. 달러 기준 채권가격이 회복돼도 원화가 강해지면 원화 환산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고, 반대로 달러 강세가 채권가격 하락을 일부 상쇄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채권을 산다면 만기부터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현재처럼 금리 방향이 불확실할 때는 ‘5%니까 싸 보인다’보다 언제 쓸 돈인지부터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1~2년 안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긴 듀레이션을 감수할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5년 이상 장기적으로 금리하락을 예상하고 가격상승까지 노린다면 중장기채 비중을 검토할 수 있지만 변동성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 번에 만기를 길게 늘리기보다 단기채와 중기채를 나눠 보유하거나 매수시점을 분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높은 수익률로 다시 투자할 기회를 남기고, 금리가 내려가면 이미 확보한 중장기채에서 가격상승을 얻는 구조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10년물 5%는 ‘무조건 매수해야 할 바닥’보다 다시 채권의 기대수익이 주식과 경쟁할 정도로 높아진 구간에 가깝습니다. 매력은 분명 커졌지만 연준과 유가가 아직 방향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고점을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미국채를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손실이 없나?

달러 기준 액면상환만 보면 그렇지만 모든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팔면 시장가격 손실이 확정될 수 있고, 액면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했다면 만기까지 가격이 내려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환율 변동도 최종 수익률에 포함됩니다.

금리가 5%에서 6%까지 갈 수도 있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유가 상승, 물가 재가속, 연준의 추가 긴축, 장기 국채 공급 확대가 겹치면 10년물 금리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가가 둔화되고 경기지표가 약해지거나 국채 수요가 강해지면 5% 아래로 다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다음 확인일은 9월 16일 FOMC입니다. 이번 회의는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함께 나오는 회의이기 때문에 단순히 0.25%포인트를 올리느냐보다 연준이 이후 몇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지가 10년물 방향에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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