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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U 스테이블코인 송금 실험, 신한·우리은행 해외송금 달라지나?

Finzoom 읽는 시간 약 7분

한·EU 스테이블코인 송금 실험의 핵심은 개인이 오늘부터 스테이블코인으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Project Pangea는 한국과 유럽 금융기관이 기존 외환결제의 T+2 구조를 T+0에 가까운 실시간 정산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신한은행은 UniKA 조정위원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UniKA에는 10개가 넘는 국내 상업은행이 참여합니다. 다만 공개된 프로젝트 발표문에는 모든 참여은행의 이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구체적 역할은 추가 공식 확인이 필요합니다.

해외송금에서 느린 구간은 앱 화면 뒤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해외송금을 신청하면 사용자는 몇 분 안에 절차를 끝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에서 실제 자금이 정산되는 과정입니다. 외환거래에는 통화교환, 메시지 전달, 중개기관, 유동성 관리, 최종 결제 같은 여러 단계가 붙습니다.

Pangea가 겨냥하는 것은 이 뒤쪽 구조입니다. 프로젝트 발표문은 전통적인 T+2 결제주기에서 실시간 T+0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명시합니다. 또 유로와 원화에 연동된 규제형 디지털자산을 직접 교환하는 구조를 테스트하고, Payment-versus-Payment 방식의 원자적 결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한쪽 통화가 넘어갔는데 상대 통화가 늦게 들어오는 결제위험을 줄이기 위해 두 자산을 동시에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둘 다 완료되거나 둘 다 완료되지 않도록 설계하면 상대방 결제불이행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T+2에서 T+0으로 가면 은행에는 무엇이 달라질까

첫 번째는 결제위험 노출시간입니다. 기존에는 거래와 최종정산 사이에 시차가 있지만 T+0이면 같은 날 정산이 가능해집니다. 단순 비교하면 자금이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 기간 동안 필요한 유동성과 상대방 위험관리 부담도 낮출 여지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중개통화 의존도입니다. 현재 국제 외환거래에서는 직접 교환보다 달러 같은 주요 통화를 중간에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Pangea가 원화와 유로 기반 디지털자산을 직접 원자적으로 교환할 수 있게 만든다면 일부 거래에서 중간 단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운영시간입니다. 블록체인 기반 정산망은 기술적으로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가별 영업시간 차이에서 생기는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은행 서비스가 24시간 제공될지는 규제와 운영정책을 따로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외송금 수수료가 바로 0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중개수수료가 모두 사라질 것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현실은 더 복잡합니다. 고객확인, 자금세탁방지, 환전 스프레드, 시스템 운영비, 규제준수 비용은 여전히 남습니다.

T+0 정산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주로 결제시차와 유동성 부담, 일부 중개과정입니다. 은행이 절감한 비용이 실제 개인고객의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별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를 ‘스테이블코인 송금 성공’이라는 표현보다 세 가지 숫자로 확인하겠습니다. 실제 정산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기존 방식보다 필요한 유동성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전체 거래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내려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기존 SWIFT를 없애는 프로젝트도 아닙니다

Pangea는 기존 금융망과 블록체인을 대체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발표문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존 ISO 20022 메시지 표준과 Swift 인프라를 활용하고, Chainlink와 FairSquareLab 기술을 통해 이를 온체인 정산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검토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시스템을 전부 버리지 않고 새 정산방식을 붙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융회사가 원하는 것은 블록체인 자체가 아니라 결제위험과 자금비용을 줄이면서 기존 규제체계에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입니다. 이런 구조가 오히려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 고객이 당장 체감할 변화는 제한적입니다

현재 Pangea는 상용 개인 해외송금 상품이 아닙니다. 신한은행 앱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유럽으로 바로 보내는 기능이 시작됐다는 뜻도 아닙니다. 국내 제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와 준비자산, 환매, 이용자 보호 등 핵심 규칙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1월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 등 2단계법의 주요내용이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 설명했습니다. 이후 제도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검증과 상용서비스를 같은 단계로 보면 안 됩니다.

우리은행 역시 제목에서 함께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 공개된 Pangea 핵심 발표문은 신한은행을 조정위원회 구성원으로 명시하는 반면 우리은행 이름은 직접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지는 은행이나 프로젝트의 추가 발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외송금이 국내 결제보다 먼저 의미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은 계좌이체와 간편결제가 이미 매우 빠릅니다. 국내 편의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체감할 이점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국경을 넘으면 통화가 바뀌고 결제시차가 생기며 여러 금융기관이 관여합니다. 그래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용성을 시험하기에는 해외송금, 기업간 무역대금, 은행간 외환정산이 오히려 더 적합합니다.

현재 제 판단은 Pangea가 해외송금 앱을 바꾸는 프로젝트라기보다 해외송금의 뒤쪽 결제레일을 바꾸는 실험이라는 쪽입니다. T+0 정산이 반복적으로 안정성을 입증하고 규제체계가 마련되며 비용절감까지 확인된다면 그다음 단계에서 고객 송금시간과 수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술은 작동해도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규제비용이 높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공식 확인자료

Project Pangea 발표 자료

금융위원회 –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 등 2단계법 주요내용은 확정된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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