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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테크놀로지스 실적 주목하는 이유, AI 서버 매출과 델 주가 전망

Finzoom 읽는 시간 약 10분

델 테크놀로지스 실적에서 이제 PC 판매보다 AI 서버가 훨씬 중요한 숫자가 됐습니다. 직전 분기 AI 서버 매출과 주문잔고가 얼마나 컸는지, 이번 실적에서 매출·마진·향후 가이던스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델 주가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이 끝났다고 AI 관련 실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시장의 시험대에 올라옵니다. 예전에는 델이라고 하면 노트북이나 기업용 PC를 먼저 떠올렸지만, 지금 투자자들이 보는 델은 조금 다릅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엔비디아 GPU를 서버 형태로 묶어서 공급하고, 저장장치와 네트워크, 구축·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AI 인프라 기업의 성격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델은 미국 현지시간 2026년 9월 1일 오후 3시 30분, 한국시간으로는 9월 2일 새벽에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공식 실적자료는 컨퍼런스콜 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번 실적에서 단순히 “매출이 예상치를 넘었나”만 보면 델의 현재 위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직전 분기에 AI 서버 매출이 161억달러였습니다

델의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438억달러였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습니다.

그 자체로도 굉장히 큰 증가율이지만 더 놀라운 숫자는 AI 서버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델은 한 분기에 AI 최적화 서버 매출 161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757% 증가한 규모입니다.

AI 관련 신규 주문은 244억달러였고 분기 말 AI 서버 주문잔고는 513억달러까지 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 만들어서 매출로 잡은 서버보다 아직 만들어서 납품해야 할 주문이 훨씬 많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회사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2027회계연도 AI 서버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높여 약 600억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 정도면 AI 서버 사업이 델 전체 기업가치를 움직이는 핵심 사업으로 올라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매출만 폭발하면 좋은 것일까

여기서 이번 델 실적의 첫 번째 함정이 나옵니다.

AI 서버는 매출 규모가 매우 큽니다.

엔비디아 GPU와 HBM, CPU, 네트워크 장비 등 고가 부품을 대량으로 집어넣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버 한 대를 비싸게 판다고 해서 그 판매가격이 전부 델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델은 직전 분기 실적에서 AI 서버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매출총이익률이 압박받는 현상을 보여줬습니다.

AI 서버 매출이 너무 빠르게 늘어 제품 믹스가 고가 부품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AI 서버 매출이 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해도 마진이 계속 떨어진다면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 AI 관련 기업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AI 매출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지금은 “그래서 그 매출에서 이익을 얼마나 남기는데?”라는 질문까지 시장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2분기 회사 가이던스는 이미 상당히 높습니다

델이 직전 분기에서 제시한 2분기 매출 전망은 440억~450억달러입니다.

중간값은 약 445억달러입니다.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 예상 중간값은 4.80달러입니다.

연간 매출 전망도 1,650억~1,690억달러, 중간값 기준 약 1,670억달러로 높였습니다.

시장 입장에서 문제는 기대치가 이미 매우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직전 분기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단순한 성장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 실적을 본다면 세 가지 숫자를 연결해서 보겠습니다.

AI 서버 매출 증가 → AI 서버 주문잔고 → 이익률

이 세 개가 같이 좋아야 합니다.

AI 서버 매출은 늘었는데 신규 주문이 줄었다면 미래 성장속도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주문잔고는 늘었는데 마진이 크게 떨어지면 “매출만 큰 저마진 사업 아닌가”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과 주문이 동시에 강하고 마진도 안정된다면 델의 AI 사업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과 델 실적은 보는 위치가 다릅니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연산칩을 공급합니다.

델은 그 칩을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버 시스템으로 만들어 공급합니다.

엔비디아가 AI 붐의 가장 앞부분이라면 델은 AI 설비투자가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얼마나 빠르게 집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델 실적을 AI 시장의 후행지표 정도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GPU 주문이 실제 서버 출하로 변환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실물지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AI 투자계획만 발표하고 실제 서버를 사지 않는다면 델의 주문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델 서버 주문이 계속 강하다면 빅테크·AI 기업·정부·일반 기업의 AI 투자자금이 실제 장비 구매로 들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도 델에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델은 직전 실적발표에서 AI 수요가 공급능력을 웃돌고 있으며 메모리가 주요 공급 제약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 투자자에게도 꽤 중요합니다.

AI 서버에는 GPU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HBM과 서버용 D램, SSD 등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지만, 델 같은 서버 제조기업에는 부품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이 됩니다.

반대로 델이 실적발표에서 “부품 공급이 개선됐다”, “메모리 확보가 쉬워졌다”고 이야기한다면 반도체 공급부족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델 실적 하나가 엔비디아 → 서버 → HBM·D램 →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됩니다.

PC 사업도 완전히 무시하면 안 됩니다

AI 서버가 너무 커져서 가려졌지만 델에는 여전히 PC 사업이 있습니다.

직전 분기 Client Solutions Group 매출은 146억달러, 전년보다 17% 증가했습니다.

특히 기업용 PC 매출은 130억달러로 18% 늘었습니다.

소비자 PC보다 기업용 PC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AI PC 교체수요와 기업의 윈도우 교체 사이클이 이어진다면 서버뿐 아니라 PC에서도 실적을 받쳐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 IT 지출이 AI 서버에만 몰리고 일반 PC·스토리지 투자가 약해진다면 전체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델은 단순 AI 서버주라기보다 기업 IT 지출 전체를 볼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도 장점입니다.

델 주가가 강하게 반응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제가 보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AI 서버 주문이 다시 크게 증가하고 연간 AI 서버 매출 전망 600억달러가 추가로 상향되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마진까지 안정된다면 시장은 “AI 매출은 크지만 돈이 안 남는다”는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습니다.

중립적인 경우는 실적과 가이던스가 회사 전망에 거의 정확히 부합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델에는 이미 강한 AI 성장 기대가 있기 때문에 예상한 만큼 좋은 결과만 나온다면 주가 반응은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AI 신규 주문 증가율 둔화와 마진 악화가 동시에 나오는 경우를 가장 조심해서 볼 것 같습니다.

기존 주문잔고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당장 매출은 좋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올해 매출보다 그다음 주문을 먼저 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AI 서버 몇 대 팔았나’보다 주문의 질이 더 중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델 실적을 단순히 AI 서버 매출 신기록 기사로만 보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현재 델에는 이미 500억달러가 넘는 AI 주문잔고가 있습니다.

이제 시장이 알고 싶은 것은 AI 서버 수요가 한두 개 초대형 고객에게 집중돼 있는지, 일반 기업과 국가·클라우드 사업자로 계속 확산되고 있는지입니다.

직전 분기 델은 AI 고객 수가 5천곳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고객구성이 다양해진다면 AI 서버 투자가 일부 빅테크만의 과열이 아니라 기업 IT 인프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저라면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몇 퍼센트 움직였는지보다 AI 주문잔고, 신규 주문, 마진, 연간 AI 서버 가이던스를 먼저 확인할 것 같습니다.

그 네 가지가 델 주가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어디쯤 와 있는지 판단하는 데 훨씬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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